과도한 과금체계 때문에 유저들에게 외면 당하며 올 3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엔씨소프트(036570)(NC)가 블록체인 게임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시장은 NC의 블록체인 게임시장 진출에 큰 기대감을 보여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가격제한폭인 18만1,000원(29.92%) 오르며 78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단숨에 70만 원대를 회복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4% 줄어든 5,006억 원, 영업이익은 56%나 쪼그라든 963억 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였던 영업이익 1,395억 원에 한참 못 미치는 ‘어닝 쇼크’였다.
하지만 실적 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에 대체불가능한토큰(NFT), P2E(플레이 투 언)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신작을 선보일 것”이라며 “기존 게임은 물론 앞으로 출시될 신작에도 블록체인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 가능한 엔씨의 기존작으로는 대표작 ‘리니지’ 시리즈와 해외 인지도가 높은 ‘길드워' 등이 꼽힌다.
홍 CFO는 유행에 편승해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기간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홍 CFO는 “사내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준비해 왔고 현재 기술·사업·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며 “자체 암호화폐의 경우 기술 개발이 거의 다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리니지 등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인게임 경제시스템을 운영한 경험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NFT 및 P2E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보다는 가상 경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엔씨소프트는 재화 기반 경제시스템의 선구자인 만큼 해당 영역에서 가장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CFO는 블록체인 게임 성공의 선행 요건으로 글로벌 진출을 꼽았다. 블록체인 게임이 현재는 국내에서는 불법이라는 점을 의식한 발언이다. 홍 CFO는 이달 4일 출시한 리니지W 가 일평균 매출 120억, 해외 유저 비중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글로벌 진출의 초기 성과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 리니지 W 2권역(북미·유럽) 출시 때도 사업모델(BM)과 콘텐츠를 최대한 현지화할 것"이라며 “이외 프로젝트 TL을 비롯해 현재 준비 중인 신작 모두 글로벌 동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미법인 엔씨웨스트를 거점으로 해외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도 나선다. 게임 뿐만 아니라 지식재산권(IP), 콘텐츠, 플랫폼, NFT 등 다양한 분야에서 M＆A를 검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다른 게임업계에 비해 그동안 M&A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이같은 전략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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