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가 적용되는 첫날인 12일. 세종시 A 직영주유소는 휘발유 가격을 전날 리터당 1,799원에서 1,635원으로 164원 내렸다. 경유 가격 또한 1,599원에서 1,483원으로 116원 내렸다. 유류세 인하 폭에 딱 맞춘 것이다. 전국 곳곳에서도 알뜰·직영주유소를 중심으로 유류세 인하 적용에 발맞춰 가격을 내리는 모습이다. 한 시민은 “기름값이 내리면서 간만에 차에 기름을 넣으려 한다”며 “치솟는 유가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한숨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유류세가 12일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20% 인하된다. 이에 따라 유류세가 리터당 휘발유는 164원, 경유는 116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40원씩 내린다. 일부 지역에서는 1,800원대까지 치솟았던 휘발유 값이 1,600원대까지 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소비자가격은 개별 주유소가 결정하는 만큼 반드시 인하된 유류세만큼 유류 가격이 내리지는 않는다. 여기에 재고 물량 소진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유류세 인하가 시장에 적용되는 데는 1~2주 정도의 시차가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유류세는 정유사 반출 단계에서 부과되는데 세금이 인하되기 전 반출된 기름이 시중에 유통 중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유류세 인하가 시장에 즉각 적용될 수 있도록 정책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정책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정유업계의 협조로 전국 765개 정유사 직영주유소는 휘발유 기준 164원의 유류세 인하분을 즉시 인하하고 1,233개 알뜰주유소도 유류세 인하 즉시 반영에 동참한다”며 “전국 주유소 17.5%를 차지하는 직영·알뜰주유소의 유류세 인하분 즉시 반영은 주변 주유소에 영향을 미쳐 유류세 인하효과가 2주 뒤에 나타났던 2018년에 비해 보다 신속히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자영주유소는 석유유통협회, 주유소 협회의 회원사 독려 등을 통해 자발적 가격인하를 지속 유도해 나가겠다”며 “민관합동 시장점검반을 가동하는 등 일일점검체계를 통해 유류세 인하 반영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 재고가 남은 상당수 자영주유소에서 인하 행렬에 동참할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휘발유 가격을 전날 대비 100원 넘게 내리는 주유소가 있는 반면 30~40원 정도만 내리는 주유소도 포착됐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3분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780.8원으로 전날보다 29.4원 내렸다. 경유는 21.6원 내린 1,584원, LPG는 24.8원 내린 1,053.5원이다.
한편 싼 주유소를 찾기 위한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이날 오피넷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에는 수천명의 대기열이 생기기도 했다. 오피넷은 웹사이트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유소별 가격 정보와 인근에 있는 알뜰주유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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