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을 딛고 사상 최대 규모의 펀드 결성에 성공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투자 리서치기관인 프레킨(Preqin)은 최근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관점에서 본 한국의 사모시장'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및 벤처캐피탈(VC)의 총 운용자산이 연평균 성장률 37%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4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프레킨이 집계한 한국 PE와 VC의 운용 규모(AUM)는 약 150조 원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영 참여형 펀드의 모집액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태평양 펀드 결성 규모가 팬데믹으로 5년 중 최저 수준을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한국 PE들이 이뤄낸 성과는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국내 PE가 결성한 펀드 총액은 사상 최대 수준인 약 26조 원을 보였다.
한국 사모 투자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으로 프레킨은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자금 지원 △한국 운용사들의 뛰어난 투자 역량 등을 꼽았다.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 스틱인베스트먼트, 스카이레이크 등 국내 1세대 대형 펀드들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과를 내면서 펀드 모집액이 사상 최대 수준을 넘어설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2조 원 이상의 메가 펀드를 보유한 운용사는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IMM과 스틱도 2조 원대 이상의 신규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자 구성을 살펴보면 북미 지역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킨이 한국에 투자한 글로벌 LP들의 국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0%는 북미 지역이 차지했다. 기타(12%)와 싱가포르(6%), 일본(5%)이 뒤를 이었지만 격차는 컸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글로벌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점은 한국 PE들의 약점으로 거론됐다. 프레킨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국가별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2019년 9%에서 올해 10%로 소폭 늘었다. 선호도가 높은 싱가포르(10%)나 일본(10%)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프레킨은 한국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고 있지만 투자 정보와 글로벌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점은 한국 PE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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