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부터 달려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1시즌이 한 대회만 남겨 놓고 있다. 18일(한국 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티뷰론GC(파72)에서 열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시즌 최종전이다.
이 대회 총상금은 500만 달러나 된다.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 오픈(580만 달러)과 US 여자 오픈(550만 달러) 다음으로 큰 규모이며 메이저가 아닌 대회 중에서는 상금이 가장 많다. 우승 상금은 메이저를 통틀어서도 가장 큰 150만 달러다.
2019년 김세영(28), 지난해 고진영(26)이 우승한 대회라 3년 연속 한국인이 ‘피날레 여왕’에 등극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고진영은 이 대회 우승으로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5타 차로 준우승한 김세영은 올해의 선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해 대회에는 이 둘은 물론 이정은(25), 김효주(26), 유소연(31), 전인지(27), 양희영(32), 신지은(29), 김아림(26), 지은희(35), 최운정(31)까지 11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한다.
시즌 성적 상위 60명만 초대를 받은 가운데 한국 선수는 전체의 18.3%나 된다. 하지만 3년 연속 한국 군단의 화려한 피날레 앞에는 만만찮은 장벽이 있다. 20명(33.3%)의 미국 군단과 그중 원투 펀치인 넬리 코르다, 렉시 톰프슨이다.
15일 플로리다주 펠리컨GC(파70)에서 끝난 펠리컨 챔피언십에서 코르다와 톰프슨은 우승, 준우승을 나눠 가졌다. 세계 랭킹 1위 코르다는 톰프슨, 김세영, 교포 선수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17언더파 263타로 동타를 이룬 뒤 18번 홀(파4)에서 벌인 1차 연장에서 7m 버디 퍼트를 넣었다. 우승 상금은 26만 2,500 달러(약 3억 원). 코르다는 시즌 3승 이후 5개월 만의 4승으로 고진영과 다승 공동 1위가 됐다.
코르다는 17번 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고도 우승했다.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는 사이 선두 톰프슨이 1.5m 파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2타 차가 사라지고 연장이 성사됐다. 톰프슨은 연장에서도 1.8m 버디를 놓쳐 연장 전적 4전 전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썼다.
김세영은 대회 2연패는 놓쳤지만 2타 차 4위로 출발해 공동 2위에 오르는 저력을 확인했다. 18번 홀에서 7.5m 버디를 넣어 연장에 합류했다. 연장 첫 홀에서 티샷이 벙커로 들어가면서 일이 꼬인 김세영은 유독 강했던 최종전에서 7년 연속 시즌 1승 이상 기록에 마지막으로 도전한다.
세계 2위 고진영은 13언더파 공동 6위에 올라 6개 대회 연속 톱 6 기록을 이어갔다. 이 기간 우승만 세 번이다. 고진영은 최종전에서 코르다와 2021년의 주인공 자리를 놓고 겨룬다. 현재 상금 1위 코르다와 2위 고진영의 차이는 23만 5,000달러다. 역시 코르다가 1위, 고진영이 2위인 올해의 선수 포인트는 10점 차의 박빙이다. 둘의 승부는 최종전 성적에 달렸다. 고진영은 “2년 전에 올해의 선수를 했지만 또 하면 좋겠다. 최근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시즌 최다 우승 국가였던 한국은 올해는 최강국 지위를 뺏겼다. 미국이 8승을 합작했고 한국은 6승을 했다. 이번 주 우승이면 뒤집지는 못 해도 자존심은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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