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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거래소의 새 '코스닥 지수' 이번엔 다를까

박시진 증권부 기자





한국거래소가 이번에는 코스닥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새롭게 산출하겠다고 나섰다. 기존의 지수는 정보기술(IT)·제약·바이오 섹터에 편중돼 있어 시장의 대표성을 띠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우량 혁신 기업들이 코스닥을 기피하고 코스피에 상장하는 것도 어느 정도 막겠다는 것을 목표로 상위 5%인 기업을 편입해 특별 관리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산운용 업계의 반응은 차갑다. 그도 그럴 것이 6년 전 ‘코스닥150’ 지수를 내놓았을 때와 그다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을 반영하는 대표지수 부재로 수요를 충족하고 있지 못할뿐더러 기관투자가의 외면을 받고 있다며 지수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지수는 출범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시장의 대표성을 띠기는커녕 기관 자금 유입에도 실패했다. 여전히 바이오섹터의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크고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게 주요 이유였다.



거래소의 새로운 지수가 시장의 외면을 받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기존의 배당지수가 스타일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새로 선보인 ‘신배당지수’ 4종은 유명무실해졌고 한국판 다우지수라는 ‘KTOP30’ 역시 비싼 이용료와 저조한 성과로 거래량이 미미하다. 그린 뉴딜 활성화를 위해 1년 전 출시한 ‘KRX/S&P 탄소효율그린뉴딜지수’는 개점휴업 상태다.

시장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수익성에만 매몰돼 잇따라 지수를 만들어낸 결과다. 지난 2008년 80여 개였던 지수는 현재 340여 개까지 늘었다. 거래소는 ‘지수 난립’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50년 만에 지수 정비 작업에 착수했으나 퇴출된 지수는 1%도 채 되지 않는다.

코스피200지수가 생긴 지 20년이 훌쩍 지났다. 그것에서 파생된 다양한 지수들과 상품들이 생겨나 시장이 대규모로 성장했다. 거래소가 선진화를 위해 지수 사업에 주력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수익성에만 매몰돼 수요자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시장 확대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용두사미가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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