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오랜만에 질주를 벌이고 있다. 메모리 업황 냉각 우려에 10개월 간 주가가 억눌려있었지만 조정 끝자락에 와 있다는 진단에 무게가 실리면서 외국인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 중이다.
22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5.06% 급등한 7만 4,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종료까지 현재 오름세를 까지 유지한다면 삼성전자는 올해 1월 8일(7.12% 상승)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으로 마감하게 된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도 6.73% 급등한 11만 9,000원에 거래 중이다. 반도체 장비 업종도 급등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시장에서 원익IPS(240810)가 11.25% 뛰어 4만 3,000원을 가리키고 있으며 유진테크(084370)(12.41%), 원익QnC(074600)(10.02%) 등도 강세다.
이날 국내 반도체 업체의 주가를 들어 올리는 주체는 외국인투자가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 10시 기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538억 원, SK하이닉스를 823억 원 순매수했다. 기관도 삼성전자를 623억 원, SK하이닉스를 306억 원 사들이고 있다.
미국 반도체 업체의 주가 급등이 국내 시장에 온기로 작용했다. 19일(현지 시각) 나스닥에서 메모리 반도체 3위 업체 마이크론은 7.80% 급등한 83.03달러에 마감해 1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19일 엔비디아도 4.14% 뛴 329.85달러에 마감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메타버스 산업 구축에 필요한 서버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는 전망, 글로벌 부품 공급난 완화 기대감이 반도체 업종에 호재가 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D램의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이 같은 우려는 현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0개월 간의 조정기를 거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며 “이는 가격 하락, 공급 과잉 등 시장의 우려를 선반영한 수준으로 향후 반등에 초점을 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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