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함께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이 나타나면서 수출 호조에도 제조업체의 체감 경기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에 대한 기대가 컸던 비제조업은 물류비 상승과 부동산 매수 심리 위축 등 영향으로 오히려 체감 경기가 후퇴했다.
한국은행은 ‘11월 기업경기조사(BSI)’를 통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실적 BSI가 전월과 같은 86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이달 조사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3,255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은은 방역 조치 완화에도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글로벌 공급 병목 등 영향으로 기업 체감 경기가 전월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 BSI는 90으로 전월과 같았고 비제조업 BSI는 83으로 전월보다 오히려 1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체들은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수입 물가가 오르자 채산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채산성 BSI는 79로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했을뿐 아니라 다음 달 전망도 전월 대비 5포인트 떨어졌다. 경영 애로 사항으로도 원자재 가격 상승(28.5%)을 가장 많이 꼽았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15.2%)과 내수부진(9.4%)이 뒤를 이었다.
비제조업은 연말 화물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운수창고업이 11포인트나 상승했다. 하지만 부동산 매수 심리 위축으로 부동산업이 8포인트나 하락했고 원가나 물류비 상승 영향으로 도소매업이 5포인트 떨어지면서 전체로는 하락세를 보였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중간재 수급 불안, 물류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라 기업 경기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전개 상황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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