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업계가 금융 당국의 ‘대체불가토큰(NFT) 과세 가능’ 방침에 속이 쓰린 표정이다. 제도에 가로 막혀 국내에서는 서비스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발언 후폭풍으로 주가가 폭락하는 등 성장동력이 꺾일까 우려 섞인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 필요한 ‘성장통’이라는 반응도 내놓았다.
24일 게임 업계는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3일 “현행 규정으로도 NFT 과세가 가능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고 발언한 뒤 당혹감 속 당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날 도 부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진 후 블록체인 게임 개발 및 NFT 사업 분야 진출을 가시화한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게임을 출시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부터 타격을 받은 것이다.
게임 국내 과세 대상이 되려면 게임을 먼저 서비스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형법상 블록체인과 연동된 게임은 등급을 받을 수 없어 서비스를 할 수가 없다. 규제 당국은 NFT가 적용한 게임내 아이템 등을 거래소 등 게임 밖에서 현금화하는 행위에 사행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NFT 등 가상자산에 대한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인 만큼 애매모호한 제도를 교통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론 시장에서 투자가 일시적으로 위축되는 등 반작용이 있겠지만, 막 성장하기 시작한 산업이고 사업하는 기업에게도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일어났어야 하는 일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금융위발 한파에도 이날 게임빌(063080)과 컴투스(078340)는 나란히 블록체인 게임 출시 소식을 밝혔다. 게임빌은 자사 게임의 기반 암호화폐가 될 ‘C2X’의 시스템 구축을 전담하는 경제운용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 체계를 재편하고 내년 1분기 중 첫 블록체인 게임인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서머너즈워: 크로니클’로 앞서 관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컴투스도 거상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 ‘거상M 징비록’을 출시를 알리며 라인업을 늘렸다.
다만 한켠에서는 이번 일로 성장동력이 위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선 국면에서 시선을 끌기 위해 업계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과도한 규제가 나올까 걱정된다”며 “그렇게 되면 여태 그랬던 것처럼 국내 서비스를 포기하는 곳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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