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침체됐던 혼수 시장이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인해 기지개를 펴는 가운데 침대 하나에 1,000만 원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지갑을 여는 예비 부부들이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혼수 제품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특히 언제 다시 예식장 인원 제한 등이 시행될지 몰라 예식을 간소하게 하는 ‘스몰 웨딩’ 트렌드가 확산되자 혼수 예산이 비스포크, 샤넬, 시몬스 침대 등 ‘3대 프리미엄 혼수 아이템’으로 대폭 옮겨가면서 이들 기업들의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시몬스 침대의 대표 매트리스 컬렉션으로 1,000만 원(라지킹 사이즈 기준)을 호가하는 뷰티레스트 젤몬의 최근 2개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0%나 급증하는 등 혼수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혼수시장의 메카로 불리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지난 2개월 간 젤몬 매출은 직전 2개월 대비 520%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인테리어에 공을 들이는 추세가 강한 데다 고급스러운 침대 하나만으로 침실 인테리어 효과를 톡톡히 낼 수 있고, 품질력을 인정받은 것도 시몬스의 ‘초고가’ 라인이 예비 신혼부부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몬스 침대의 한 관계자는 “시몬스는 최근 매트리스 뿐 아니라 프레임과 베딩을 모두 시몬스 제품으로 침실을 스타일링 하는 ‘시몬스 룩’으로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며 “여기에 5·6성급 특급호텔 중 시몬스를 선택한 곳이 무려 90%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급호텔 같이 안락하고 고급스러운 침실을 갖기 원하는 예비부부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몬스의 구독경제 멤버십 서비스 ‘시몬스페이’도 혼수시장을 선도하는 인기 비결 중 하나”라며 “시몬스의 프리미엄 침대를 최대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구매할 수 있게 한 시몬스페이는 합리적인 가격에 명품 침대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MZ세대 예비부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존 렌탈 프로그램과 달리 금융 이자, 등록비 등의 각종 부대비용이 없는 시몬스페이는 올 상반기 결제액 400억원을 돌파하며 반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역시 MZ세대 예비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혼수로 꼽힌다. 특히 비스포크는 ‘가전을 나답게’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기능만을 중시하던 기존 제품과 달리 취향과 디자인에도 초점을 맞추며 가전을 인테리어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MZ세대를 사로잡았다. 이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삼성TV와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부문의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약 2조9,40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은 이를 기반으로 국내 가전 매출 중 비스포크의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비스포크 제품군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물의 경우 가짓수를 간소화하는 대신에 줄인 품목에 집중 투자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샤넬은 올 해 네 차례에 걸친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코코핸들 핸드백’이나 ‘클래식 플랩백’ 등 상당수 제품들은 여전히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기다려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혼수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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