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대항마’의 출격으로 주가 변동성과 관심이 커진 전기차 업종을 쓸어 담았다. 6월 이후 줄곧 매도 우위를 보였던 테슬라가 순매수 1위 자리를 탈환했고, ‘넥스트 테슬라’를 꿈꾸는 전기차 업체 리비안과 루시드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은 테슬라였다. 이 기간 서학개미들은 테슬라를 2억 5,583만 달러(3,040억 원) 순매수했다. 24일(현지 시각) 테슬라는 1,116.00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최근 5거래일 동안 2.48% 상승했다.
실적 호조에 테슬라의 주가는 이달 초 1,200달러를 돌파했지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분을 처분하겠고 소란을 피우면서 이달 중순 주당 1,000달러가 무너지기도 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전일에도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2,500억 원)을 추가로 매각했다. 머스크는 이달 초 트위터에 테슬라 지분 매각 설문을 진행한 이후 현재까지 11조 7,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다.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전기차 업체 리비안이다. 18~24일 서학개미들은 리비안을 총 1조 5,506만 달러 사들였다. 지난 10일 나스닥에 입성한 리비안은 상장 직후 5거래일 동안 120% 이상 폭등하면서 독일 폭스바겐을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3위 자동차 기업이 됐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와 전기차 개발 협력 관계가 정리되고 거품론도 고개를 들면서 리비안은 최근 5거래일 간 21.37% 급락했다. 리비안은 출시 예정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의 예약 고객에게 배송 지연을 알렸다는 소식에 전일 4% 하락 마감했다.
3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세계 1위 업체 엔비디아로 총 8,481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태동하는 메타버스 산업 성장에 힘입어 고성능 그래픽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낙관이 주가에 불을 지폈다. 지난 3분기 엔비디아의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60% 개선된 1.17달러를 기록해 시장 눈높이를 웃돈 점도 주가에 호재가 됐다
4위는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순매수액 7,012만 달러)다. 고급형 전기차 시장에 공략하는 루시드는 지난 7월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테슬라의 주행 거리를 뛰어넘은 세단 개발에 성공하면서 테슬라의 잠재적 경쟁사로 여겨진다. 루시드는 지난 3분기 전기차 신규 예약이 1만 3,000건 늘고 대표 차종 ‘루시드 에어’가 ‘올해의 전기차’에 선정됐다는 소식 등에 지난달 말 25달러에 불과했던 주가는 현재 50달러를 넘어섰다.
메타버스 성장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종목도 공격적으로 담고 있다.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사명을 바꾼 ‘메타(전 페이스북)’, 뉴욕 최초의 메타버스 ETF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 메타버스 플랫폼 업체 ‘로블록스' 등이 순매수 톱15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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