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필요에 따라 경쟁과 협력을 반복하는 ‘전략 경쟁’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는 미중의 전략 경쟁을 바로 알고 대응해야 합니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5일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미중 전략경쟁과 중국의 대전환, 우리 기업에 대한 함의’라는 주제 강연에서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갈등으로 심화된 글로벌 위기 속에서 우리 기업의 대응 전략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강연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 교수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공세 속에서 중국은 내수 경제를 활성화시켜 제조와 미래 산업을 결합하려는 한편 대외적으로 국력의 한계를 절감하고 선제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국면만이 부각되고 있지만 사실 과거 냉전 시대 때와 같은 완전한 디커플링(탈동조화)과는 다른 장기적 전략 경쟁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미국 중간선거와 중국 제20차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양국 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또 이 같은 양국의 전략 경쟁이 우리 무역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중국이 반독점 규제 및 기업 활동 규제 등을 펼치며 경영 환경이 위축되고 있는 데다 만연한 사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하며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농업과 제조 기반의 신기술, 우주항공 등 중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장기적으로 진출 전망이 밝은 반면 사교육, 의료 산업, 엔터테인먼트 등 분야는 중국의 집중적 규제가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한편 무역협회는 회원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매달 조찬회를 개최해 전 세계적인 경제 질서와 우리 기업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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