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유연하고 탄력적인 근무 체제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거점 오피스를 전격 도입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세운 ‘뉴 삼성’의 기치에 맞게 회사의 DNA를 젊고 유연하며 스마트하게 탈바꿈시키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고성과자가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공서열의 잔재를 없애고 수평적 조직 문화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29일 이 같은 내용의 인사 제도 개편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코로나19 장기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 등 수도권 곳곳에 거점 오피스를 마련할 예정이다. 경기도 수원과 서울 서초 등의 대규모 사옥 외에 직원들이 자유롭게 거점 오피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MZ세대의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재택근무의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 기존 직급 단계인 CL(Career Level) 4단계에서 단계마다 승격 시 필요한 연한을 폐지한다. 통상 8~10년을 채워야 올라갈 수 있는 직급 연한이 사라지면 고성과자가 빠르게 승진해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이론상 30대도 임원 승진이 가능하다. 수평적 조직 문화를 위해서는 직급과 사번을 노출하지 않고 호칭을 ‘프로’로 통일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번 인사 제도 개편안은 이 부회장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아마존 등의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삼성전자에 이식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