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에 2금융권도 ‘대출 절벽’이 현실화됐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이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대출이 어려워진 중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2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새마을금고를 시작으로 30일부터는 신협도 가계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양사 모두 대출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새마을금고는 △가계주택구입자금대출 △분양주택입주잔금대출 △MCI가계주택구입자금대출 △MCI분양주택입주잔금대출 등 총 4종 상품에 대한 신규 접수를 잠정 중단한다. 모집 법인을 통한 주담대도 이날부터 전면 중단된다. 아직 신용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방향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기존 상담 고객의 피해가 없도록 시행일(29일) 이전 대출 상담을 접수한 고객이나 시행일 이후 만기 연장하는 고객의 대출은 취급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면서 “이번 조치는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신협은 30일부터 신규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개인 신규 신용대출도 중단하기로 했다. 새마을금고와 마찬가지로 만기 연장 고객의 대출은 취급 제한 대상에서 제외한다. 단 실수요자 전세자금 대출은 가능하다. 이번 조치는 상호금융권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4.1%)를 소폭 넘어 추가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는 게 신협 관계자의 설명이다.
2금융권의 행보는 1금융권이 대출을 푸는 것과 상반된다. 지난 9월 이후 꽉 막혔던 은행 가계대출은 조금씩 숨통이 트였다. 가계 부동산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했던 농협은행은 다음 달부터 무주택 실수요자 대상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한다. 하나은행도 멈췄던 주담대나 신용대출을 재개했고 국민은행도 조였던 전세·잔금대출을 풀었다. 올 상반기부터 높아진 1금융권 대출 문턱 때문에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새마을금고와 신협 가계대출 잔액은 각각 62조 7,660억 원, 35조 8,65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약3%, 4% 증가했다. 여기에 금융 당국이 2금융권에 대한 내년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올해(4.1%)보다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상호금융권이 이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이번 조치로 2금융권 주요 고객인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기회는 더욱 줄어들게 돼 고금리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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