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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동향
신재생 손실규모 '火電 수익 30배' 달하기도···"에너지믹스 다시 짜야"

[적자 늪 빠진 발전공기업-실적 악순환 내모는 탄소중립]

  火電 흑자로 버티는데 정부는 석탄발전 폐쇄 압박

  발전상한제 시행 땐 한전 고가로 전력 구매 불가피

  전문가 "공기업 적자 담보한 탄소중립은 어불성설"





정부는 오는 2050년까지 석탄 발전을 모두 중지한다는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석탄 발전을 빠르게 줄이는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전력 생산을 담당할 발전 공기업들은 LNG와 신재생 발전의 높은 단가에 적자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공기업의 적자를 담보로 한 탄소 중립은 지속 불가능한 만큼 정부가 원전을 포함해 에너지믹스를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30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서부발전은 석탄 발전으로 843억 원의 수익을 냈으나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697억 원, LNG 발전으로 674억 원의 손실을 봤다. 남동발전 역시 신재생에너지로 1,302억 원의 손실을 냈다. 석탄 발전으로 낸 수익 45억 원의 30배에 달한다. 발전 공기업의 실적은 현재의 에너지믹스 구조라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석탄 발전소 폐쇄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동발전은 지난 4월 삼천포화력발전소 1·2호기를 폐지했고 중부발전은 지난해 말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를 조기 폐쇄했다.

내년부터는 그동안 흑자를 보던 석탄 발전에서도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석탄발전상한제를 포함한 ‘전력산업의 석탄발전량 및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전기사업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발전 공기업과 민간 발전사 모두 연간 석탄 화력 발전량에 제약을 받게 된다.

석탄발전상한제는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상 연도별 감축 목표에 따른 석탄 발전량 상한을 설정해 온실가스 발생을 제한하는 제도다. 내년부터는 민간 발전사까지 포함해 석탄발전상한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석탄발전상한제가 도입될 경우 석탄 발전소가 고정 비용 회수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동률을 떨어뜨려야 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발전 공기업의 적자를 줄이려면 한국전력이 전력을 비싸게 사줄 수밖에 없는데 막대한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한전이 전력을 비싸게 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발전 공기업의 전력을 사들이는 한전은 3분기까지 연결 기준으로 1조 1,298억 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3분기에만 9,367억 원의 막대한 손실을 봤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 여름철이 포함돼 전력 판매량과 수익성이 올라가는 3분기에 한전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분기별 영업실적을 공시한 이래 처음이다.



한전의 적자를 개선하려면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하지만 내년 3월과 6월 대선과 지선을 앞두고 전기료를 올리기에는 사회적 압력이 크다. 한전은 지난해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하며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지만 물가 안정과 각종 규제 탓으로 국내 전기요금은 요지부동이다. 정부는 올 1분기 국내 전기요금을 전년 대비 1㎾h당 3원 인하했으며 그간 계속 같은 시세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4분기에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극심해지자 다시 1㎾h당 3원을 인상해 겨우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이 와중에 최근 전기 생산의 연료가 되는 국제 원자재 가격은 급등세다. 전기요금에 큰 영향을 끼치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해 10월 2.5~3달러 사이를 오가던 수준에서 올해 5.5달러 수준까지 2배 가까이 올랐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이 발전소에서 구매하는 전력 도매 가격인 SMP도 지난해 11월 ㎾h당 49원 80전에서 올해 10월 107원 76전으로 치솟았다. 한전은 이에 정산 조정 계수를 낮추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 계수가 낮아지면 발전 공기업에 돌아가는 전력 구매 비용은 더 줄어든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정부가 탈석탄·탈원전 정책을 이어나가려면 환경 비용을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통보하고 이를 전기료에 반영해야 한다”며 “한전과 발전 공기업의 적자를 담보로 탄소 중립에 나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탈석탄 드라이브는 과속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차 전력수급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발전량 중 신재생발전의 비중을 20.8%까지 올렸다. 최근에는 탄소중립위원회가 나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을 발표하고 신재생 발전 비중을 30.2%로 늘렸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비율도 올해 9%에서 2026년부터는 25%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원전을 포함해 에너지믹스를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탈원전 기조하에서 석탄 발전마저 제외한 무탄소 전력 생산 계획은 전기요금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는 “향후 획기적인 전기 저장 장치 기술이 개발돼 대량의 전기를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저장할 수 있게 된다면 정부의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처럼 원전 비중을 대폭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에너지믹스가 가능해질지 모른다”며 “현재로는 원전을 최대한 안전하게 적정 수준으로 사용하면서 탄소 중립에 대처하는 길이 유일해 보인다”고 밝혔다.

한전 전력속보통계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원전 발전 단가는 ㎾h당 41원 6전으로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LNG는 ㎾h당 142원 23전, 신재생에너지는 108원 67전으로 각각 원전 발전 단가의 3배, 2배를 훌쩍 웃돌았다. 저렴한 발전 단가를 바탕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원자력발전으로만 8,125억 원의 이익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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