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원 짜리 냉동 피자 시장이 부활하고 있다. 가성비를 강조하다 품질에 발목이 잡혀 역성장을 이어왔지만, 지난해부터 프리미엄화에 집중한 결과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외식 피자를 경쟁 상대로 삼아 '갓 구운 맛'을 구현하고 종류를 다양화하자 올해는 1,000억 원 시장을 바라보게 됐다.
9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국내 냉동 피자 시장 규모는 7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1년 중 냉동 피자 매출이 가장 높은 11~12월 극성수기를 거치면 올해 전체 냉동 피자 시장 규모는 9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냉동 피자 시장은 2017년 835억 원 규모에서 2018년 931억 원 규모로 성장하다가 2019년 674억 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시장 성장 초기 당시 가성비 트렌드로 많은 소비자가 유입됐지만, 업체들의 제조 경험과 기술력 부족으로 외식이나 전문점 피자와 비교해 딱딱한 도우, 빈약한 토핑 등 맛 품질이 떨어져 재구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식품업체들은 품질 한계점 극복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 개발에 돌입했다. 전문점 수준의 '갓 구운 품질' 구현을 목표로 외식 수준의 퀄리티와 새로운 메뉴를 도입했다. CJ제일제당(097950)은 2018년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와 협업해 고메피자를 개발했고, 풀무원(017810)도 이탈리아와 미국에서 최신 피자 제조 기술을 도입해 노엣지·크러스트피자를 선보였다.
이처럼 맛의 차별화, 고급화에 집중한 전략은 먹혀들었다. CJ제일제당의 고메피자는 출시 후 1년 간 300만 판 이상이 팔렸다. 풀무원의 노엣지·크러스트피자 또한 출시 두 달만에 판매량 100 개를 넘겼다. 특히 CJ제일제당은 고메 프리미엄 피자의 활약으로 시장점유율이 올해 10월 기준 23.9%로 풀무원(18.3%)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식품업계는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전략으로 냉동 피자 시장이 탄력을 받자 신제품을 쏟아내며 시장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고메 프리미엄 피자 3종을 출시한 후 올해 5종으로 확대했다. 오뚜기(007310)도 최근 프리미엄 신제품인 크러스트 피자 3종을 내놨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외식 대신 간단한 조리 음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 냉동 피자 시장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식품업체들도 전문점 피자를 경쟁자로 삼고 프리미엄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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