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을 대거 발탁하는 파격 인사를 이어가며 ‘뉴 삼성’ 만들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9일 부사장 68명, 상무 11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모두 198명을 승진시키는 ‘2022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214명)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사상 최대 실적에 따른 대규모 승진으로 성과주의를 뚜렷이 했다. 또 30대 상무 4명, 40대 부사장 10명 등 젊은 리더를 다수 선임하며 세대 교체 의지를 드러냈다.
최연소 승진자는 1984년생인 박성범(37) 시스템LSI사업부 SOC설계팀 상무로 미국 반도체 업체 AMD와 공동 개발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의 완성도 향상에 기여한 점이 인정됐다. 최연소 부사장 승진자인 김찬우(45) 세트 부문 삼성리서치 스피치 프로세싱랩장은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의 음성 처리 개발 전문가로 기술 고도화를 통해 전략 제품의 경쟁력을 높였다. 승진자 명단에 여성 12명, 외국인 5명이 포함돼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는 인사 원칙도 이어졌다. 미래 핵심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우수 인력을 다수 발탁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부터 부사장·전무 직급을 통합해 부사장 이하 직급 체계를 부사장·상무 2단계로 단순화했다. 삼성전자는 “나이와 연공을 떠나 주요 경영진으로 성장 가능한 임원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핵심 보직에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나흘간의 중동 출장을 마치고 이날 귀국했다. 그는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 수도)에서 열린 회의에서 전 세계 전문가들과 만났다”며 “각 나라나 산업들에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볼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는 매년 겨울 글로벌 기업인들과 정계 원로를 초청해 비공개 포럼을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도 만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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