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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잊어라, 능력만 본다"…삼성, 3040 리더·SW 전문가 전진배치

[이재용의 뉴삼성 스타트] <2>우수 인재 파격발탁

30대 상무 4명·40대 부사장 10명

확실한 성과보상·세대교체 메시지

R&D 펠로우·마스터도 17명 선임

개발자 전폭 지원해 '초격차 유지'

여성·외국인 임원들도 17명 선발


지난 7일 사장단 인사에서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한 삼성전자의 시도는 임원 인사에서도 이어졌다. 당찬 포부를 지닌 30·40대 인재를 임원으로 발탁하고 차세대 정보기술(IT)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소프트웨어·고객경험(CX) 분야 임원 승진도 대폭 늘렸다. 사장단과 임원 인사 이후 진행될 조직 개편에서도 미래 사업 준비를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도가 가감 없이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나이는 잊어라. 능력만 보겠다’라는 분명한 인사 원칙을 제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층 ‘젊어진’ 삼성전자 임원진

올해 삼성전자 임원 인사의 가장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세대교체다.

7일 진행된 사장단 인사에서는 2017년부터 DS 부문을 총괄했던 김기남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면서 비교적 젊은 1963년생 경계현 사장이 새로운 부문장으로 선임됐는데 이를 두고 삼성에서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단행된 임원 인사에도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졌다. 승진한 198명 가운데 30대 상무는 4명, 40대 부사장은 10명이 배출됐다.

특히 올해 인사에서의 30대 상무 승진자 수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2012년 임원 인사에서 역대 최다 30대 상무 승진자 수와 타이 기록일 만큼 흔하지 않은 일이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 임원진 중에서는 30대 임원이 없다. 이번 인사가 조직 내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0대 임원은 삼성의 다양한 사업부에서 발탁됐다. DS 부문에서는 차세대 D램 제품 설계에 기여한 김경륜(38) 상무의 승진이 눈에 띈다. 세트 부문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로 TV 화질 최적화에 기여한 소재민(38) 상무, 삼성리서치에서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심우철(39) 상무가 각각 승진했다.

40대 부사장이 10명이나 배출된 것도 괄목할 만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1월 전무와 부사장 직급을 통합한 후 처음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세트 부문 VD사업부의 고봉준(49) 부사장, 메모리사업부 손영수(47) 부사장, 파운드리사업부 신승철(48) 부사장, 삼성리서치 김찬우(45) 부사장 등 40대 부사장이 삼성전자 각 사업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미래 기술 중심축 ‘소프트웨어’ 인재 중용

두 번째 포인트는 차세대 IT 시장 환경을 대비해 우수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발탁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활 가전,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기기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각 사물이 하나로 연결돼 움직이는 사물인터넷(IoT)이 화두가 되면서 각 하드웨어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도 미래 사업의 정수가 소프트웨어 기술이 될 것이라고 보고 관련 핵심 인재를 요직에 앉히는 인사를 단행했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용 소프트웨어 인재부터 삼성 미래 사업으로 손꼽히는 로봇 분야, 가전과 통신 분야 전문가들이 승진했다.

삼성리서치에서는 로봇 지능, 특히 로봇 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에 탁월한 역량을 지닌 백아론 상무가 발탁됐고 빅데이터로 고객 데이터 분석에 크게 기여한 최일환 상무가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또 생활 가전 분야에서 그랑데AI, 비스포크 세탁기 등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끈 제품 기획으로 고객경험을 극대화한 이석림 상무가 승진해 리빙제품기획그룹장을 맡는다.

이 밖에도 삼성의 ‘초격차’ 기술 유지를 위한 연구개발(R&D) 분야 최고 전문가 발탁도 이어졌다. 삼성반도체연구소·삼성종합기술원 등 삼성의 두뇌 역할을 하는 R&D 조직과 각 사업부 연구 조직에서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7명이 차세대 첨단 기술 연구에 매진한다.

다양성·포용성…여성·외국인 임원 17명

삼성전자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한다는 기조 아래 올해 외국인 여성 임원은 17명을 선임했다. 세트 부문 삼성일렉트로닉스아메리카(SEA) 법인 모바일 사업의 주드 버클리 부사장은 베스트바이 최고고객책임자(CCO)와 마이크로소프트 기업부사장(CVP)을 거친 미국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영업·마케팅 전문가다. 또 부사장으로 승진한 양혜순 세트 부문 생활가전사업부 CX팀장은 가전 개발과 상품 전략을 경험한 가전 전문가로 비스포크 콘셉트 개발을 통해 소비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가전 시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만 42세인 김유나 삼성리서치 온디바이스랩 상무는 AI 제품 확산을 주도했고 최유진 VD사업부 UX팀장 상무와 윤보영 네트워크사업부 콜 소프트웨어 개발그룹 상무도 전문적 역량을 인정받아 이번 인사에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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