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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AHC '1조 대박' 신화 이상록 회장 어디 투자하나 보니...

VA코퍼레이션 통해 '메타버스' 사업...유니콘 등극 초읽기

LG전자·NHN·펄어비스 등 투자...1,000억 추가 조달 앞둬

브이에이코퍼레이션 하남 스튜디오 조감도.(사진=VA코퍼레이션)




화장품 벤처로 성공 신화를 쓴 이상록 스탠더스(옛 너브) 회장이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사업을 통해 또 한 번 대박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메타버스 플랫폼 업체인 'VA코퍼레이션'이 최근 조(兆) 단위 기업가치로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실질적 창업자가 이상록 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인기 화장품 브랜드인 AHC 운영사인 카버코리아를 창업한 후 2017년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에 회사를 3조 원에 매각하며 투자업계에 화제가 된 바 있다.

14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시각특수효과(VFX) 및 메타버스 플랫폼 업체 VA코퍼레이션을 통해 카버코리아에 이어 제2의 벤처 신화를 꿈꾸고 있다. VA코퍼레이션은 이 회장이 개인 자산관리를 위해 세운 패밀리 오피스인 스탠더스가 지분 약 82%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캐피탈업계는 이미 VA코퍼레이션의 기업 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다. VA코퍼레이션이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VA코퍼레이션 산하에는 시각특수효과(VFX) 업체 '모팩'을 비롯해 '에이스메이커(영화 투자·배급)', '사람엔터테인먼트(영화·드라마 제작)', '앤드마크(영화·드라마 제작)', '코스믹레이(모션그래픽 제작)' 등이 포진해 있다.

투자 러브콜도 쏟아져 지난 7월 VA코퍼레이션이 1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때 LG전자와 NHN, 펄어비스, 컴투스, JTBC스튜디오 등 5곳이 각각 20억 원을 투자했다. 또 지난 상반기에 5회에 걸쳐 9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도 발행했는 데 CB 인수에는 모회사인 스탠더스와 일부 외부투자자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전문가로서 이 회장의 명성과 VA코퍼레이션의 경쟁력이 투자업계에서 조용히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VA코퍼레이션의 1000억 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에 벤처캐피탈들이 뭉칫돈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VA측이 추진 중인 1000억원 이상의 자금 조달이 내년 초쯤이면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록은 누구?1조 거부된 후 투자사 세워 활발한 벤처투자

1974년생인 이 회장은 1999년 화장품 벤처기업 카버코리아를 창업했다. 이 회장의 뛰어난 제품 기획력과 사업 수완 덕분에 카버코리아는 자체 브랜드 AHC를 불과 십수년 만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키워냈다. 자연스레 골드만삭스, 베인캐피탈 등 해외 자본들의 투자 러브콜도 이어졌다. 해외 자본을 등에 업고 성장을 거듭하던 카버코리아는 당시 아시아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던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 눈에 들어오게 됐다. 유니레버는 이 회장 등과 협상 끝에 2017년 약 3조 원의 가치로 카버코리아를 인수했다. 카버코리아 매각 과정에서 이 회장이 손에 쥔 자금 규모는 약 1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매각 직후 투자회사 설립에 나섰다. 종합유선방송업체 C&M(현 딜라이브)을 매각해 일약 거부가 된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의 행보를 따랐다. 또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해 자본 이익과 더불어 미래 사업과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그 결과 만들어진 곳이 패밀리오피스인 스탠더스와 벤처캐피탈 로그인베스트먼트다. 두 회사 모두 이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으며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외부 자금을 배제하고 자체 자금을 바탕으로 투자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월 문을 연 VA코퍼레이션은 그동안 스탠더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연합체 성격을 띠고 있다. 스탠더스가 자체 자금으로 인수해온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을 VA코퍼레이션 산하로 모아 시너지 창출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엔터·VFX·제작사 모아 메타버스 연합군 구축

스탠더스는 설립 이후 VFX, 엔터테인먼트, 영화·드라마 제작 등 콘텐츠 관련 기업들을 주로 투자했다. 실제 VA코퍼레이션 산하에는 시각특수효과(VFX) 업체 '모팩'을 비롯해 '에이스메이커(영화 투자·배급)', '사람엔터테인먼트(영화·드라마 제작)', '앤드마크(영화·드라마 제작)', '코스믹레이(모션그래픽 제작)' 등을 두고 종합 콘텐츠 제작사로서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VA코퍼레이션은 자체 콘텐츠 제작 기술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모회사 스탠더스가 가진 막강한 자금력과 외부 투자금을 바탕으로 가상현실 및 메타버스 관련 콘텐츠 제작 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하남시와 파주시에 9만 5,000㎡의 아시아 최대 규모 가상현실 관련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를 준공하기도 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카버코리아에 이어 VA코퍼레이션으로 또다시 벤처 신화를 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화장품 사업이 막 성장하던 시기에 카버코리아를 창업해 성공적으로 M&A까지 이뤘던 경험과 역량이 VA코퍼레이션에서 다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까닭이다.

또 메타버스 산업 태동기 때부터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막강한 기술과 인프라를 갖춘 지금의 VA코퍼레이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이 회장에 대해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창업가인 이 회장에 대한 기대와 VA코퍼레이션이 가진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있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전 세계 메타버스 콘텐츠 시장에서 주목받는 리딩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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