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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달러 弱위안'에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파장 더 큰 美 통화정책에 촉각을"

■엇갈린 美·中 경제정책…한국 경제 영향은

美 긴축 가속화땐 불안정성 커져

中 적극재정, 수출기업엔 단기호재

韓 증시 반등 촉매제 될 가능성도





미국과 중국이 긴축과 완화라는 엇갈린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양강 사이에 낀 한국 경제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2개국(G2)의 통화정책 ‘디커플링’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은 리스크 대응에 초점을 맞춘 당국의 거시 경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중 양국의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G2의 통화정책 디커플링으로 당장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한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로서는 미국과 중국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주면 좋겠지만 정반대로 갈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당장 달러화는 강세, 위안화는 약세로 가면서 국내 환율 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미중 양국 통화정책의 디커플링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당분간 시장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채권시장을 비롯한 자금 시장과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시장 중 어느 쪽에 더 큰 영향을 끼칠지가 관건”이라며 시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통화정책이 계속 엇갈리는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우리 경제는 중국보다는 미국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 금융시장 측면에서 보면 미국 중앙은행과 중국 중앙은행의 영향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미국 통화정책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과거 경험을 되짚어보면 미국 경기가 좋을 때 신흥국 경기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긴축이 가속화되면 신흥국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게 마련”이라고 분석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도 “통화정책 측면에서 우리나 미국 모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중국보다는 미국의 통화정책에 더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적극적 재정 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국내 증시나 실물 경기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 연구위원은 “중국의 통화 완화나 재정 확대는 중국 경기의 급락을 막는 대응책 차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의존도와 지리적 인접성을 고려할 경우 중국 경제의 급락을 방어하면 수출 기업을 포함한 실물 경기에는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 연구실장도 “중국이 돈을 풀어 경기 하강을 막아낸다면 우리 수출 기업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은 “중국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는 한국 증시의 매력이 확대되는 배경이 될 수 있다”며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한국 증시 반등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했다. 다만 중국의 지속적인 돈 풀기로 위안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중국산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품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맞춰 정부의 리스크 대응 역량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 교수는 “세계 경제 G2인 미국과 중국은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헝다 사태에서 촉발된 경제성장 저하 우려 등 서로 각기 다른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며 “양국 사이에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의 거시 정책도 리스크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운용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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