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내년 초 증시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대표 주관사뿐 아니라 공동 주관 증권사나 인수단도 수수료 수익과 개인 고객 확대 등 쏠쏠한 수혜를 기대하게 됐다. LG엔솔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신한금융투자는 LG엔솔 청약 한 건으로 올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의 세 배 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되며 현대엔지니어링 인수단으로 참여한 현대차증권은 대표 주관사 못지 않은 배정 주식 수를 자랑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엔솔 공동 주관사로 합류한 신한금융투자가 인수 수수료 수익만 최소 84억 원을 확보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전체 청약 주식 4,250만 주 중 467만 5,000주를 책임지는데 LG엔솔 공모가가 상단에서 결정되면 수수료 수익은 98억 원까지 치솟는다. 거래소 공시에 의하면 신한금투가 올 한 해 IPO 주관사로서 증시에 데뷔시킨 회사는 아모센스와 이삭엔지니어링 등 6개사(리츠·스팩 제외)로 수수료 수익이 32억 원에 그쳤지만 내년 1월에는 LG엔솔 1건으로 올해 대비 3배가량의 수익을 챙기는 셈이다.
LG엔솔 상장의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모건스탠리이고 청약 주식 수도 각각 935만 주, 807만 5,000주로 가장 많지만 공모 규모가 조(兆) 단위를 넘는 대어들은 공동 주관사에 인수단까지 포함시키고 있어 신한금투와 대신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가세했다. 지주사 규모에 비해 IPO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신한금투는 특히 이번 LG엔솔 상장 주관사 참여 경험을 내년에 대기업 IPO 주관사 자리를 확보하는 데 디딤돌로 활용할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LG엔솔 상장을 앞두고 신영증권과 하이투자증권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두 증권사는 인수단으로 참여해 각각 42만 5,000주씩을 책임지게 돼 수수료 수익(최소 8억 원)뿐 아니라 신규 증권 계좌가 증가하는 효과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 증권사들에 비해 계좌 수가 적어 두 회사를 통해 청약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에 두 증권사에서 신규 계좌를 여는 투자자들이 대거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2월 상장을 예고한 현대엔지니어링의 수혜 증권사는 단연 현대차증권이다. 현대차증권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소속된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주관사단에서는 이름이 빠졌다. 현행 규정상 증권사가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거나 계열사가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상장 주관사를 맡을 수 없다. 대신 인수단으로 참여하면서 주관사 못지않은 공모주 물량을 끌어낸다.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주관사인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373만 3,000주씩 일반청약을 통해 매도하는데 현대차증권도 전체 공모 주식의 20%인 320만 주를 떠안았다. 현대차증권은 최소 15억 원 이상의 수수료 수익도 수입이지만 내년 2월 초 일반청약에 앞서 개인의 계좌 개설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며 청약 고객을 최대한 붙들기 위한 마케팅 계획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7월 청약을 진행한 카카오뱅크 인수단에 참여해 당시 신규 계좌 개설 수가 평소의 10배를 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