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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아파트 특수'에 가린 건설업계 민낯





“예전에는 주택 관련 사업부는 다소 낮춰 보는 분위기였는데 요새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규모 자체도 커졌고 직원들의 부서 선호도도 높아졌어요.”

코로나19에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건설 업계의 배경에는 이번 정권 들어 거세질 대로 거세진 주택 시장의 열기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만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관련 사업에 치중하는 건설 업계에 대해 “앞으로가 걱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를 먹여 살려온 해외 건설은 위축되는 분위기다. 여전히 대형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외연 확장에 힘을 쏟고 있지만 예전처럼 활기를 띠지는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으로 발주처들이 소극적인 데다 사회·기업 문화가 바뀌면서 장기간 오지에서 근무해야 하는 해외 현장 근무를 기피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종전의 출혈 도급 경쟁이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등 투자 개발형 사업이 핵심 분야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수주 경쟁에 뛰어들기를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한 이유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10년 715억 달러까지 높아졌던 해외 수주 실적이 올해 연초 목표였던 300억 달러도 달성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내년엔 올해보다 좀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기업들의 의지다.

주택 사업 중심인 중견 이하 건설사들뿐 아니라 대형사들도 호황을 누리는 국내 주택 사업에 힘을 더욱 쏟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 등 대형사의 건축·주택 사업 매출 비중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대형사들이 도시 정비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면서 ‘예전 같으면 넘보지 않았을’ 비교적 작은 규모의 사업장까지 손을 뻗친다는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불만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인 만큼 이 같은 행보를 마냥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다만 건설 업계가 ‘손쉬운’ 먹거리에 집중하다가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까 우려된다. 조금씩 주택 시장의 ‘변곡점’ 신호가 나오는 상황에서 높아진 주택 사업 의존에 대한 출구 전략을 생각해볼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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