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메타버스 기업을 찾는다면 ‘거얼(고어텍)’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흔히 메타버스 관련주로 게임·플랫폼 회사들이 언급되지만 안타깝게도 중국은 정부의 규제가 강해 해당 부분에서 매력적인 기업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대신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장비인 증강현실(VR)·가상현실(AR) 기기에서 관련주를 찾아볼 수 있는데 그 대표 기업이 글로벌 VR·AR 기기 조립 점유율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거얼이다.
거얼은 마이크로폰 등 음성 솔루션 관련 정밀 부품 생산과 완전무선이어폰(TWS), 스마트워치, VR·AR, 로봇 등 기기를 연구 및 제조하는 기업이다. 지난 2018년 애플의 에어팟 조립 밸류체인으로 진입하면서 TWS 시장 확대의 수혜를 누려왔다. 다만 향후 TWS 시장 성장 속도가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돼 거얼은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노력 중이며 그 중 하나가 바로 VR·AR이다.
글로벌 VR·AR 브랜드 점유율 상위 기업인 메타·소니·피코 등이 모두 거얼의 고객사다. 광학 센서, 블루투스 모듈 등 부품의 자체 제조가 가능해 고객사와 설계부터 생산까지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또 VR·AR 핵심 부품 개발사 코핀과 공동으로 업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헤드 개발까지 성공했다. 내년에는 VR·AR 시장 진출이 기대되는 애플과 화웨이까지 고객사로 추가 편입되며 제조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실적에서도 VR·AR의 고성장세가 반영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27억 9,000만 위안(9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0% 증가했는데 VR·AR 기기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68.5% 늘어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현 시점은 메타버스 산업 확장의 초기 국면으로 시장조사 기관 IDC 역시 글로벌 VR·AR 시장이 2020~2024년 연평균 81.5%씩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타버스와 VR·AR 시장 확대에 따른 거얼의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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