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대 그룹이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는 40대 이하 ‘젊은 피’의 존재가 돋보였다. 지난 9일 연말 정기 인사를 단행한 삼성전자(005930)는 새롭게 부사장 명단에 이름을 올린 68명 가운데 10명이 40대였다. 비중으로는 14%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전무와 부사장을 부사장 한 직급으로 통합하기로 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통상 50대가 차지하던 부사장 자리에 40대가 열 명 중 한 명이라는 점은 눈길을 끈다. 젊어진 삼성전자는 신규 임원 승진자 가운데 30대가 4명이라는 점, 신규 임원 승진자의 평균연령이 47.0세라는 부분에서도 확인된다.
현대차(005380)그룹에서는 새롭게 임원이 된 203명 가운데 40대가 33%를 차지했다. 재계에서 ‘완전한 세대교체’라고 평가할 정도로 젊은 층의 약진이 두드러진 인사였다. 1970년대생부터 1980년대생까지 걸쳐 있는 40대 임원들은 인공지능(AI)부터 자율주행, 전자 기술 개발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현대차의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 인사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별로 발표한 SK그룹 임원 인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신규 임원으로 선임된 133명 가운데 74명이 40대 이하였다. 비중으로는 55.6%에 달했다. 1975년생인 노종원 SK하이닉스(000660) 사장을 비롯해 일부 계열사는 ‘파격 발탁’한 40대 임원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과 함께 인수합병(M&A)을 추진해온 전략기획통 노종원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조직 쇄신도 함께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구광모 회장이 2018년 취임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의 인사를 단행한 LG그룹도 40대 열풍이 거셌다. 올해 연말 인사에서 신규로 선임된 임원 132명 가운데 82명(62%)이 40대였다.
이번 인사에서 4대 그룹은 공통적으로 연공서열보다 개인별 성과와 능력을 우선시하며 조직의 혁신을 위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 총수들이 앞으로는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높고 능력이 우수한 직원은 연차와 관계없이 승진시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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