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17일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인사의 핵심은 세대교체와 신사업 강화로 요약된다. 윤여철 노무담당 부회장을 포함해 오랜 시간 그룹 내 주요 부문을 이끌던 수장들이 물러났고 빈 자리는 차세대 리더십으로 채워졌다. 전체 신규 임원 승진자 3명 중 1명이 연구개발(R&D) 부문에 집중돼 미래 먹거리 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올해 현대차그룹 인사에서는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 그룹을 지켜오던 ‘MK 사단’이 모두 퇴진하는 등 세대교체의 흐름이 두드러졌다. 그룹 내 유일한 부회장이었던 윤여철 부회장과 국내 생산을 이끌어온 하언태 사장을 비롯해 이원희 현대차 품질담당 사장, 이광국 현대차 중국사업 총괄 사장 등이 일선을 떠나 고문으로 선임됐다. 윤 부회장이 맡던 업무는 정상빈 정책개발실장 부사장이, 울산공장은 국내생산 담당인 이동석 부사장이 맡았다. 취임 2년차를 맞은 정의선 회장의 친정체제도 한층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에서는 203명의 신규 임원이 선임됐다. 현대차그룹의 예년 평균(130~150명) 인사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신규 임원 승진자의 3분의 1은 40대로, ‘젊은 임원’이 대거 등장한 점도 특징이다. R&D부문에만 승진자의 37%가 집중돼 미래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현대차그룹은 인포테인먼트, ICT, 자율주행 등 주요 신기술·신사업 분야의 차세대 리더들을 대거 승진시켜 미래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추교웅 현대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전무, 김흥수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전무,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전무, 임태원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전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됐고, ICT혁신본부장에는 NHN CTO 출신의 진은숙 부사장을 새롭게 영입해 임명했다. 장웅준 자율주행사업부장 상무와 김정희 AIRS컴퍼니장 상무는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도 이뤄졌다. 현대차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에 김선섭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장에는 오익균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는 벤틀리, 맥캘란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 전략 및 마케팅 전문성을 쌓아온 그레이엄 러셀 상무가 CBO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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