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000150)그룹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가 400억 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자금조달)에 나선다. 두산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는 연내 투자 유치를 완료하고 협동 로봇 등 사업확대를 내년부터 본격화할 계획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가 창사 후 처음 외부 자금을 조달하기로 해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프랙시스와 한투파가 각각 300억 원, 100억 원을 투자하는 방안이 유력하며, 두산로보틱스가 발행하는 신주를 양사가 각각 인수하는 방식이다.
프랙시스와 한투파는 운용 중인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두산로보틱스에 투자할 예정이며 향후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을 염두에 둔 프리IPO 성격의 투자로 볼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설립 후 수차례 모회사인 ㈜두산을 상대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동안 두산이 두산로보틱스에 투입한 자금은 설립 자본금을 포함해 860억 원 수준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첫 외부주주를 받아들이게 됐다.
두산로보틱스의 이번 투자 후 기업가치는 4,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지난 9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약 2,210억 원의 기업가치가 산정됐는데 3개월 만에 1,800억 원가량 몸값을 키워 외부 투자를 받는 셈이다. 투자자 선정 과정에서 경쟁이 붙으면서 투자 단가가 높아진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로보틱스는 현재 두산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표 제품은 협동로봇이다. 기존 로봇이 사람과 따로 분리된 산업 및 서비스 현장에서 작업한다면 협동로봇은 사람과 로봇이 함께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게 설계돼 작업의 섬세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두산이 설립과 동시에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진과 개발자를 영입해 공을 쏟으면서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분야에서 단기간에 국내 1위 업체로 뛰어 올랐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6.5% 증가한 202억 원을 올렸지만 연구개발(R&D)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영업손실은 139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두산로보틱스가 두산그룹의 전방위적 지원을 받으면서 조만간 전 세계 협동로봇 시장을 선도하며 성장세를 확장하는 한편 수익성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로봇은 전기차, 배터리와 더불어 미래 유망 산업으로 이미 자리매김했다” 며 "세계적으로 협동로봇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두산로보틱스가 앞으로 관련 제품의 대중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