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일 발표한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수 소비 진작을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잡았다. 올해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 속도 덕분에 민간 소비가 전년 대비 3.5% 증가하는 등 완만하게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업종별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 취약 업종에 대해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또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해 대면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정부는 이 같은 판단 아래 내년부터 전통시장 소비 증가분에 대한 별도의 추가 소비 특별공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에 시행하던 소비 공제는 대형마트나 전통시장 등을 가리지 않고 소비 금액이 전년보다 5% 이상 늘어나면 5% 이상 증가분의 10%를 최대 100만 원 한도 내에서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인정 소득에서 공제해줬다.
하지만 앞으로는 전통시장 소비 금액만 따로 떼어내 총소비 금액이 늘지 않았더라도 시장 소비가 늘었다면 이 같은 소득공제를 적용해줄 계획이다. 단 100만 원 공제 한도는 기존 소비 공제 한도와 공유된다. 간단히 말해 가계 씀씀이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마트 대신 전통시장 소비를 늘린다면 세금을 줄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가정의 달인 5월은 ‘상생 소비의 달’로 지정된다. 5월에는 지역사랑상품권 구매 한도가 1인당 100만 원으로 상향되고 캐시백 지급 금액도 늘려줄 예정이다. 전통시장, 동네 상점 등 지역 소비를 늘리기 위한 조치다. 또 ‘상생 소비’ 관심도 제고를 위해 4~5월 석 달 동안 소상공인으로부터 물품을 구입하면 일종의 자동 복권에 응모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에게 일정 금액의 당첨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소비처나 당첨금 액수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또 올해 예산을 소진하지 못한 숙박·실내체육시설·프로스포츠 쿠폰 3종은 내년으로 이월된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타격이 큰 관광업에 대한 다양한 활성화 방안도 마련됐다. 방역 상황에 따라 기간이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잠정적으로 내년 상반기 중 ‘일상 회복 특별 여행 주간’을 선포해 고속철도(KTX)·고속버스·유원지·숙박 등에 대한 할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더불어 근로자가 휴가를 떠날 경우 기업과 정부가 각각 10만 원을 휴가비로 지급하는 ‘근로자 휴가 지원 사업’ 참여 지방자치단체를 현재 3곳에서 5곳 이상으로 확대하고 내년 하반기 중 ‘야간 관광 발전 전략’을 수립해 야간 관광을 활성화한다.
이 밖에 당초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무착륙 관광 비행은 내년 6월까지 연장된다. 현재 격리 및 이격 좌석을 두도록 한 좌석 제한도 일반 노선과 동일하게 폐지된다. 현재 5,000달러인 면세점 구매 한도는 전면 폐지되고 외국인 관광객에게 돌려주는 부가세 즉시 환급 한도도 현재 20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코로나19 확산 시기별 소비 동향을 분석한 결과 백신 접종 확대 및 낮은 치명률 등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민감도가 점점 낮아졌고 오프라인 소비를 온라인 소비가 대체하는 경향도 나타났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축소된 점은 긍정적이나 대면 서비스업 등 부문 간 회복 속도의 격차는 지속되고 있어 이에 따른 정책 지원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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