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Z 플립 5G 모델 출고가를 15만 원가량 인하했다. 최근 갤럭시Z폴드2와 갤럭시노트20 울트라 출고가를 내린 데 이어 구형 스마트폰 가격을 연이어 인하하는 모습이다. 내년 초 갤럭시S22 등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재고떨이’에 나서는 한편, 폴더블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따른다.
삼성전자는 24일 KT·LG유플러스의 갤럭시Z 플립 5G 출고가를 기존 115만5,000원에서 99만9,900원으로 인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9월 SK텔레콤용 갤럭시Z 플립 5G 출고가를 99만9,900원으로 인하했지만, KT와 LG유플러스 가격은 115만5,000원으로 내린 후 유지하고 있었다. 이 제품은 지난 2020년 9월 출시됐다. 같은해 연초 출시한 갤럭시Z 플립에 5G 기능을 추가한 모델로, 당시 출고가는 165만 원에 달했다.
현재 통신 3사는 갤럭시Z 플립 5G에 27만~87만 원의 공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공시지원금 15%인 대리점 추가지원금을 감안할 때 최대 지원금을 받으면 '공짜폰'으로도 구입이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87만 원의 지원금은 KT에서 13만 원 이상 요금제를 사용할 때만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에서는 월 8만5,000원 이상 요금제를 이용하면 최대 지원금인 80만 원을, SK텔레콤에서는 월 8만9,000원 요금제를 쓸 때 48만 원을 제공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내년 초 갤럭시S22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본격적인 구형 제품 정리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에는 갤럭시Z폴드2와 갤럭시노트20 출고가를 각각 20만 원 가량 인하했다. 두 제품 모두 지난 2020년 출시한 모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22년이면 ‘2년 전 제품’이 되는 모델을 빠르게 정리하고 신제품 위주로 매대를 꾸미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폴드·플립 제품 가격 인하가 중국 제조사들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저가 폴더블폰을 연이어 내놓으며 삼성전자와 경쟁구도를 만들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23일(이하 현지 시간) 갤럭시Z 플립 시리즈를 닮은 폴더블폰 'P50 포켓'을 선보였다. 출고가는 8,988위안(약 167만 원)이다. 지난 15일에는 오포가 '파인드N'을 출시하기도 했다. 화웨이에서 분사한 아너와 샤오미 또한 내년 폴더블폰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 시장 85%를 점유하고 있다. 2022년 폴더블 폰 총 출하량은 1,690만 대로 올해(890만 대)의 2배 가까이 늘어나겠지만, 중국 업체들이 속속 신제품을 내놓으며 삼성전자 점유율은 74%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원조’인 만큼 중국 경쟁사들이 내세울 것은 가격경쟁력뿐”이라며 “삼성전자가 구형 모델 가격 인하로 잠재적 경쟁자들을 견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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