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27일 최근 시장 지표와 가격 결정 요인을 고려할 때 집값 하락 추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사전청약 물량을 포함한 46만 가구 공급으로 시장 안정세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노 장관은 이날 KBS2 ‘통합뉴스룸 ET’에 출연해 “주택 매매 가격이 수도권은 14주째, 서울은 17주째 둔화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근 세종시와 대구광역시를 시작으로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집값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KB에서 발표하는 주택 매수 심리를 보면 최근 서울의 지수가 50까지 떨어져서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섰다”며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의 눈높이가 다르다 보니 시중에 매물은 쌓이고 거래는 줄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남 등 일부지역에서 아파트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와 관련해선 “서울 강남지역은 신고가를 찍는 사례와 실제 거래가격이 떨어지는 경우가 혼재해 있다”며 “10월 통계를 보면 강남4구 전체로는 실거래가지수가 하락 반전을 했고, 11월 전망치를 보면 하락폭이 더 커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 장관은 주택 공급 확대로 시장 안정세를 끌어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내년 사전청약 7만 가구를 포함한 46만 가구를 공급하고, 중장기적인 공급 기반을 다지기 위해 43만 가구 규모의 택지 지구 지정을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단기적인 공급 대책과 관련해서 “자투리 땅을 이용해서 빨리 공급할 수 있다”며 “도심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빌라, 연립주택 등의 공급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 공급 확대를 위한 서울시와의 정책 조율에 대한 질문에는 “주택 공급에는 공공과 민간, 국토부와 서울시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정부는 사업성이 떨어지고 절차가 복잡한 곳에 들어가서 사업을 진행하고, 서울시는 민간 재개발?재건축에서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는 등 서로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 장관은 공시가격 현실화를 차질 없이 추진하되, 1가구 1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단독주택과 아파트, 지역이나 주택 규모에 따라서 공시가격 차이가 컸다”며 “고가주택은 저평가돼 있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가격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게 맞다”며 “공시가격을 기초로 한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등이 국민에게 미치는 부담은 올해보다 늘지 않도록 완화하는 보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집주인들이 늘어난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매물을 내놓을 때 전체 시장 가격이 하락 추세에 있으면 가격을 올리거나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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