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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1.1조 유상증자…재무개선 '파란불' 켜졌다

신용·경제분리 10년만에 단행

"자회사 증자용…M&A 목적 아냐"

농협은행 본점 외부 전경. /연합뉴스




NH농협금융지주가 신경분리(신용·경제 사업 분리) 10년 만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이번 자금 조달은 핵심 자회사인 NH농협은행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모회사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NH농협은행은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4대 은행에 비해 다소 열세이던 재무 건전성 지표를 만회할 수 있게 됐다.



농협금융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어 총 1조 1,112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발행가 6만 910원×발행주식 1,825만 8,086주)를 실시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발행주식 전량(지분 비율 100%)을 소유한 농협중앙회가 출자금 전액을 부담하는 것이다. 주금 납입일은 내년 2월 3일이다.

농협금융이 2012년 3월 농협중앙회로부터 단순 물적 분할 등을 통해 설립된 이래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에 직접 자금을 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농협금융은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왔다. 농협금융은 이번에 확보하게 될 1조 1,112억 원을 사실상 그대로 농협은행에 내려 보내게 된다. 농협금융은 “은행 등 자회사 증자에 참여할 재원”이라며 타법인 증권 취득, 즉 인수합병(M&A) 목적은 아니라고 했다. 조만간 확정지을 금융채 발행량을 감안해 자회사별 적정 배분 규모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행 역시 내년 1월 중 농협금융 대상 유상증자 계획을 결의할 예정이다.



조 원 단위 자본 확충으로 향후 농협은행의 자본 적정성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자본 적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3분기 기준 18.12%다. 기본 자본비율과 보통주 자본비율도 각각 15.91%, 15.45%로 준수한 편이다. 다만 가장 보수적으로 측정된 단순 자기자본비율은 5대 시중은행 중 농협은행이 홀로 4%대에 머물러 있다. 단순 자기자본비율은 자기자본에 보통주·잉여금만 넣고 부채 성격이 짙은 신종자본증권(영구채)·후순위채 등은 빼서 계산한다.

금융감독원이 권고하는 단순 자기자본비율은 4.0% 이상이다. 이를 이미 넘어서고 있는 농협은행은 경쟁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해마다 자금 조달 노력을 계속했다. 올해 3월과 8월 각각 3,000억 원과 2,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한 데 이어 내년 1분기 중에 1조 원 이상 대규모 자금을 끌어오려는 이유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28일 농협금융 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 안건이 확정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모회사로부터 자금 수혈이 끝이 나면 단순 자기자본비율은 4.5% 이상으로 높아져 2025년까지 5.0%대에 안착할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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