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상장 전 지분 투자 형태로 1조 1,000억 원을 SK루브리컨츠에 베팅한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 1년도 안 돼 대박이 나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IMM PE는 SK루브리컨츠 투자를 사모신용펀드 형태의 자회사인 ‘IMM크레딧솔루션(ICS)’의 첫 투자로 단행했는데 성과가 뛰어나 향후 ICS의 추가 펀드 결성 등도 순항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4월 하순 100% 자회사로 윤활유 생산업체인 SK루브리컨츠의 지분 40%를 IMM PE 산하 ICS에 1조 1,000억 원에 매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안정적 수익을 올리지만 전체 매출에서 10%에 미달하는 윤활유 사업의 상장이나 투자 유치 등을 2015년부터 다각도로 추진해왔다.
SK 측은 결국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로 방향을 잡고 4월 투자자 모집에 나섰는데 윤활유 사업이 전통 산업인 데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면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SK루브리컨츠 기업가치를 3조 3,000억 원 정도로 확정했다. IMM PE는 입찰 당시 글로벌 운용사인 아폴로매니지먼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 일본 정유업체 이네오스 등과 치열한 경쟁 끝에 SK이노베이션의 투자 파트너로 낙점됐다.
ICS 등은 투자 당시 윤활유 사업 성장성이 높지 않은 것 등을 고려해 꼼꼼히 투자액을 제시했지만 반년이 안 돼 국제 유가 급등으로 SK루브리컨츠는 최고의 수익성을 자랑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3분기 SK루브리컨츠의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하면서 영업이익은 3,290억 원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이 투자 유치를 확정하기 직전인 올 1분기 매출이 7,200억 원대에 영업익은 1,255억 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인 셈이다. 3분기 영업익은 SK루브리컨츠의 지난 한 해 이익(2,622억 원)보다 600억 원 이상 많은 것이기도 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의 윤활유 판매가 미국·유럽 등에서 증가하는 가운데 고유가로 수출 가격이 올라 마진이 급등했다”며 “4분기에도 국제 유가가 80달러를 넘기도 하는 등 고유가가 지속돼 IMM 측이 투자 1년도 안 돼 엄청난 행운을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SK루브리컨츠는 4분기에도 호실적을 지속해 올해 영업익이 1조 원 안팎에 달하며 지난해의 3~4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루브리컨츠의 지난해 배당 성향은 146%를 기록했지만 올해 새로운 주주를 맞이해 배당 성향을 일부 낮추더라도 ICS는 당초 예상 대비 3배 이상 많은 배당 등 투자 수익을 거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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