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에너지솔루션이 내년 1월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상장 주관 업무를 맡은 외국계 증권사 4곳도 두둑한 수수료 수익을 기대하게 됐다. 이들은 전체 공모 주식수의 50%가 넘는 2,210만주를 해외 기관투자자 등에게 매각하는 업무를 주도하지만 상장에 참여하는 국내 7개 증권사보다 더 많은 수익을 챙기게 돼 눈길을 모은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엔솔 대표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모건스탠리는 수수료 수익(공모가 상단 기준)만 170억 원 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됐다. LG엔솔 전체 공모 주식 4,250만 주 중 807만 5,000주를 책임지고 투자자를 끌어 모으는 대가다. 모건스탠리 보다는 적지만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씨티글로벌마켓증권도 각각 467만 5,000주의 LG엔솔 공모주 매각을 맡아 100억 원 가량의 수수료 수익을 각각 올리게 됐다.
외국계 증권사 4곳이 LG엔솔 공모가(25만7,000원~30만원)가 상단에서 확정될 경우 총 464억 원의 수수료 수익을 얻는 셈이다. 이는 올 해 IPO 공모액이 가장 컸던 크래프톤의 상장 당시 크레디트스위스(CS)와 씨티글로벌마켓·제이피모건 등 3개사가 확보했던 수수료 수익(119억 원)에 비해 4배 가량 많은 것이다. 카카오뱅크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 당시 외국계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도 각각 98억 원과 79억 원에 그친 바 있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은 LG엔솔 상장에 참여하는 국내 증권사들 전체보다 많다. 국내 대표 주관사인 KB증권 등 7곳은 주관사 및 인수단으로 참여해 총 428억 원의 수수료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은 935만 주의 공모를 책임지며 모건스탠리 보다 많은 196억 원의 수수료 수입을 얻게 되지만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미래에셋증권과 신영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 4곳의 수수료 수입은 각각 9억원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LG엔솔 공모에서 외국계 증권사들의 수입이 국내 증권사들보다 많은 것은 공모 물량이 일부 많은 측면도 있지만 이번 IPO의 성공 여부를 놓고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얼마나 유치하느냐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LG엔솔은 이번 IPO를 통해 최대 12조 7,500억원의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데 이는 국내 증시 사상 최대로 해외 큰 손들이 기관 수요예측에 적극 참여할 때 흥행을 기대할 수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격이 상단에서 확정되려면 블랙록이나 싱가포르투자청 같은 해외 대형 운용사들이 대거 청약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며 “해외 투자 열기가 국내 기관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LG엔솔은 국내 기관 상대 수요예측은 내년 1월 11~12일 이틀 간 진행하는 반면 해외에서는 다음 달 3일부터 12일까지 더 일찍, 더 오래 기관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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