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를 밀접 접촉한 사람의 자가격리 기간이 현행 14일에서 10일로 줄어든다.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어도 증상 발생 뒤 10일이 지나면 전파력이 없다는 결과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미국처럼 전체 코로나19 무증상 확진자 등의 격리 기간을 5일로 단축하는 것을 당장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28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모르는 부분이 많아 밀접 접촉자의 경우 접종력에 관계없이 최종 노출일로부터 14일간 자가격리하도록 했다”면서 “하지만 근거가 마련돼 2주에서 10일로 바꾸게 된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늦어도 다음 주에는 격리 기간을 단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밀접 접촉자의 격리 기간을 단축한 것은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전파 기간이 코로나 비(非)변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 기존 변이와 차이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방대본은 최근 오미크론 감염자 72명에 얻은 검체 171건을 조사한 결과 변이를 배양할 기간은 증상 발생 뒤 10일 이내였다. 이는 오미크론에 감염되더라도 증상 발생 뒤 10일이 지나면 전파력이 없음을 뜻한다. 앞으로 오미크론 감염자의 밀접 접촉자에게도 기존 변이 감염자의 밀접 접촉자 등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무증상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단축했다. 감염자와 접촉했지만 양성 판정을 받지 않았거나 무증상인 경우에도 같은 지침을 내렸다. 다만 이는 백신 미접종자와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2차 접종한 뒤 6개월이 지난 사람, 얀센 백신을 접종한 뒤 2개월이 지난 사람들에게만 적용된다. 추가 접종한 뒤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무증상일 경우에는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되며 10일간 마스크만 착용하면 된다. CDC는 이 같은 지침의 근거로 코로나19가 증상 발현일을 기준으로 1~2일 전과 2~3일 후에 발생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CDC가 격리 기간 단축에 나선 것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인력 부족 사태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장 이날에만 승무원 부족으로 취소된 항공편이 2,600편에 달한다.
다만 정부는 미국처럼 전체 코로나19 무증상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의 격리 기간을 5일로 단축하는 것을 당장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 팀장은 “국내에는 어느 정도 수용 가능한 부분이 있고 아직 근거가 불충한 부분도 있어 당장 미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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