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 역량이 눈에 띄게 발전하며 미국을 맹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답보 상태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이 출시한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는 15개로 나타났다. 미국은 40개로 중국과 차이가 25개로 나타났다.
AI의 성능을 비교 평가하는 플랫폼 'LMSYS 챗봇 아레나'에서 미국과 중국의 최고 AI 간 성능 차이는 올해 2월 1.7%로 나타났다. 이는 1년여 전인 지난해 1월 9.3%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대규모 멀티태스크 언어 이해 능력 평가(MMLU)에서도 중국과 미국의 나라간 격차는 2023년 말 17.5%였는데, 지난해 말에는 0.3%로 줄어들었다.
중국 딥시크가 추격에 앞장서고 있다. 딥시크는 지난해 5월 딥시크V2를 출시한 데 이어 올초 딥시크R1을 출시하며 격차를 줄였다. 보고서는 "딥시크의 R1 출시는 일반적으로 필요한 하드웨어 자원의 일부만을 사용해 해당 성능을 달성했다고 회사 측이 발표해 또 다른 주목을 받았다"며 "이는 미국 증시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불러일으켰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AI에 대한 민간 부문 투자는 미국이 1099억 8000만 달러(161조 8000억 원)로 중국(92억 9000만 달러)의 10배를 넘었다. 미국의 투자는 전년(672억 달러)보다 63% 늘었고, 중국(72억 6000만 달러)은 28%가 늘면서 두 국가의 격차는 전년 9배에서 더 증가했다.
2023년 전 세계 컴퓨터 과학(CS) 분야 논문 중 중국의 논문 비중이 23.2%로 미국(9.20%)을 크게 앞질렀고, 중국은 지난해 전체 AI 특허의 69.7%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사실상 제자리걸음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목할만한 모델은 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출시 모델이 없는 것으로 나왔으나, 정부는 "조사 대상에서 누락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스탠퍼드대와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투자는 13억 3000만 달러로 전년(13억 9000만 달러)보다 다소 줄어들며 조사 대상 투자 규모 순위에서도 9번째에서 11번째로 떨어졌다. 한국은 2023년 이스라엘, 인도, 헝가리, 튀르키예에 이어 AI 인재 유출이 많은 국가 5위를 기록했다.
다만 2023년 국가별 인구 10만 명당 AI 특허 승인 건수는 한국이 17.27로 룩셈부르크 (15.31), 중국(6.31), 미국(5.20)보다 앞섰다. 한국은 2022년에도 10.26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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