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픽스와 은행채 등 지표 금리가 오른데다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은행들이 일제히 금리를 올린 결과다. 한국은행이 내년 초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대출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11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51%로 한 달 새 0.25%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2014년 7월(3.54%) 이후 7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도 연 4.62%에서 5.16%로 0.54%포인트나 뛰었다. 2014년 9월(5.29%) 이후 최고 기록이고 상승 폭(0.54%포인트)은 2012년 9월(0.66%포인트) 이래 9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대출 금리도 연 3.61%로 10월(3.46%)보다 0.15%포인트 올랐다. 연 3.61%의 가계대출 금리는 2018년 12월(3.61%) 이후 최고점이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표 금리가 오른데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높이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했다”며 “또 일반 신용대출 금리의 경우 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다 보니 중·저신용자 비중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대출 금리(연 3.12%)도 10월(2.94%)보다 0.18%포인트 높아졌다. 2020년 2월(3.19%) 이후 1년 9개월 만에 다시 3%대에 올라섰다. 대기업 대출 금리가 0.23%포인트(2.67→2.90%), 중소기업 대출 금리도 0.16%포인트(3.14→3.30%) 올랐다. 기업 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 평균은 10월(3.07%)보다 0.16%포인트 높은 3.23%로 집계됐다.
은행권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 평균도 연 1.29%에서 1.57%로 0.28%포인트 상승했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 수신 금리는 전월보다 0.23%포인트 오른 1.57%로 2019년 12월(1.60%) 이후 1년 11개월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금리 급등에 따른 예대마진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예금 금리를 더 많이 올렸다.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올리면서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를 뜻하는 예대마진은 1.66%포인트로 10월(1.78%)보다 0.12%포인트 줄었다. 신규 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의 예대마진은 전월보다 소폭 상승한 2.19%포인트로 2019년 8월(2.21%포인트)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한은이 내년 1분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만큼 가계대출 금리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내년 은행권 대출 규제가 완화될 경우 가계대출 금리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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