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외식물가가 1년 전보다 4.8% 올라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39개 외식물가 품목 가운데 1년 전보다 물가가 오르지 않은 품목은 커피(0.0%)뿐이었다. 갈비탕과 외식 소고기 가격은 각각 10%와 7.5% 올랐고 김밥(6.6%), 라면(5.5%), 김치찌개 백반(4.2%) 등 대표적인 서민 음식값도 크게 올랐다.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재료비 인상이 누적된 데다 연말을 맞아 외식 수요가 일부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작년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개인서비스(1.06%포인트)가 공업제품(1.61%포인트) 다음으로 컸다. 이 두 가지가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는 "원재료비 상승분 반영, 연말 성수기 등의 영향으로 외식 등 개인서비스의 물가 기여도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12월 외식물가 상승률(4.8%)은 2011년 9월(4.8%)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갈비탕(10.0%), 생선회(8.9%), 막걸리(7.8%), 죽(7.7%), 소고기(7.5%), 김밥(6.6%), 치킨(6.0%), 피자(6.0%), 볶음밥(5.9%), 설렁탕(5.7%)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돼지갈비(5.6%), 짜장면(5.5%), 라면(5.5%), 삼겹살(5.3%), 냉면(5.3%), 햄버거(5.2%), 비빔밥(5.0%), 짬뽕(5.0%), 돈가스(4.9%) 등도 전체 외식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김치찌개 백반과 된장찌개 백반 물가는 각각 4.2%, 4.0% 올랐다.
작년 전체로 보면 외식물가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이면서 연간 2.8% 상승했다. 2018년(3.0%)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작년 1월 1.3%에 불과했으나 3월(2.0%), 8월(3.1%), 11월(4.1%) 등 후반부로 갈수록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최근 외식물가가 치솟은 데는 재료비 인상 등 공급측 요인이 컸다. 작년 상반기 고공 행진했던 농축수산물 물가는 9월(3.1%)과 10월(0.5%) 오름세가 주춤하는 듯했으나 11월(7.6%)과 12월(7.8%) 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12월 축산물 물가는 달걀(33.2%), 수입 소고기(22.2%), 돼지고기(14.7%) 등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14.7% 올랐다.
가공식품도 작년 1월에는 상승률이 1.2%였으나 하반기 들어 오름세가 커졌고 12월에는 3.8%까지 뛰었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주요 품목의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을 보면 소금(30.3%), 식용유(12.3%), 라면(9.4%), 밀가루(8.8%), 우유(6.6), 햄 및 베이컨(4.9%) 등이다.
이런 가운데 작년 11월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고 12월 18일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되기 전까지 연말을 맞아 외식 수요가 늘어난 것도 외식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에 따르면 작년 11월 음식점 카드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1.7% 늘었고, 12월 1∼18일에는 47.1%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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