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특공대를 꾸렸다. 올해 열리는 G20 발리 정상회의에 대비한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하며 인도네시아 시장 개척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등 국제정상회의에 의전 차량을 제공하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만큼 올해 G20 발리 정상회의를 통해 동남아시아 공략의 포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영택 아태권역본부장을 팀장으로 한 30명 내외 규모의 G20 준비 TF팀을 구성했다. TF팀은 G20 발리 정상회의 공식 의전 차량으로 선정된 G80 전동화 모델을 의전 용도에 맞게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차는 공식 의전 차량 외에도 경호 및 의전 지원 차량도 친환경 모델로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G20 발리 정상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이전에도 각종 국제 정상회의를 통해 막대한 홍보효과를 거둔 적이 있기 때문이다. G20 정상회의는 전세계 언론과 현지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는 중대 행사다.
현대차는 지난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국제정상회의 당시 최고급 차량이었던 에쿠스 리무진 VL500 차량을 172대를 지원했다. 현대차 그랜드스타렉스와 기아 모하비·그랜드카니발은 의전 지원과 경호를 위해 쓰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과 함께 의전 차량 전달식에 참여하는 등 행사 준비를 도왔다.
특히 이번 TF팀은 현대차그룹이 미래 시장으로 낙점한 인도네시아에서 시장 공략의 첨병을 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남아시아는 현재 일본 완성차 업계의 지배력이 공고한 상황이지만 현대차가 친환경차를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판매량의 약 95%가 일본 완성차 업체 몫이다. 도요타(31.3%), 다이하쓰(18.3%), 미쓰비시(12.8%), 혼다(12.5%), 스즈키(10.5%) 등에 비하면 현대차(0.3%)와 기아(0.4%)의 점유율은 미미하다.
전기차 영역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인도네시아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은 현대차가 511대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도요타(27대), 닛산(18대), 렉서스(14대) 등이 뒤따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아태권역본부를 말레이시아에서 인도네시아로 옮긴 데 이어 올해 초 브카시 델타마스 공장 가동을 준비하면서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월에는 현지 전략형 모델인 현대차 크레타가 양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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