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새해에도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돈줄’ 옥죄기가 이어지고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까지 겹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한 금융 취약계층 등을 시작으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3일 한국은행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은 17.7%로 10월 보다 3.0%포인트(p) 떨어졌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82.3%를 기록했다. 이는 85.5%를 기록했던 2014년 1월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지난해 11월19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신규 코픽스(COFIX)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440∼4.861% 수준이다.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연 3.760∼5.122%로, 변동금리보다 하단이 0.320%p, 상단이 0.261%p높았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높다보니 당장 대출자 입장에서는 변동금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업계에서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변동금리 대출에 대한 부담감이 낮았고, 한동안 변동금리가 고정금리 보다 낮았던 영향이 일부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고정금리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금리 상승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한은이 올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한 차례 이상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은행채 등 시장금리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졌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고정금리 비중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710∼5.070%, 고정금리는 연 3.600∼4.978%로 변동금리가 0.1%p 안팎 더 높아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 대출라면 금리 상승기에는 5년간 기준금리가 정해진 혼합형 금리가 변동형 금리보다 유리하다“면서 “기존 변동금리 대출자 중 고정금리로 갈아타기를 고민한다면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잘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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