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고객의 해.”(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혁신적인 고객 경험 제공하자.”(조주완 LG전자 사장)
“빼어남으로 고객에 특별한 경험 선사하자.”(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LG그룹 주요 계열사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이 한 해의 경영 방침을 밝히는 신년사에서 모두 고객을 중심에 뒀다. 산업군이 제각기 다른 회사들이지만 CEO들의 눈길과 목소리는 모두 고객을 향해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또 하나의 고객’인 임직원을 위한 배려로 새해를 맞았다는 것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6월 회장으로 취임한 구 회장은 이듬해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이라고 운을 뗐다. 고객 중심 경영의 시작이었다. 그 이후 구 회장은 이를 구체화했다. 첫해에 LG만의 고객 가치를 정의하고 나선 구 회장은 2020년에는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페인포인트)에서 가치 향상의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는 점, 지난해는 고객에 대한 세밀한 이해와 공감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가치 있는 고객 경험에 집중하자는 뜻을 밝혔다.
해마다 구체화하는 경영 철학을 반영하듯 구 회장은 회사의 첫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사내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방식도 바꿨다. 신년사도 직원들의 재충전을 위해 연초가 아닌 지난해 12월 20일로 앞당겼다. 인트라넷에 띄운 추상적인 글 대신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를 담은 영상을 임직원 모두에게 e메일로 전달하는 수고를 감수했다. 또한 이 e메일의 제목은 ‘OOO님, 안녕하세요, 구광모입니다’로 직원들 이름을 직접 부르는 형식으로 작성돼 반향이 상당했다. 구 회장이 물꼬를 튼 파격적인 신년사는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른 신년사를 띄웠고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별도의 신년 인사 영상을 촬영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아예 미니 콘서트라는 이색 시무식을 진행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젊고 역동적인 조직 문화가 확산되면서 계열사별로 가장 효율적인 소통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라며 “이는 구 회장이 올 신년사에서 강조한 ‘모두에게 가치 있는 경험이 더 가득해지도록 함께 만들어 가자’는 말과 맥을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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