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의 경영진 중 상당수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장기화를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절반 이상은 주식과 비상장주식 등 투자형 자산을 늘릴 의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 삼성증권이 연매출 또는 시가총액 3,000억 원 이상인 기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하는 멤버십 프로그램 ‘CEO·CFO 포럼’과 비대면 멤버십 프로그램 ‘언택트 서밋’의 법인 고객 924곳에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 21.3%가 올해 가장 큰 고민으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인플레이션이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도 과반수인 55.6%였다. 1년 이내 안정될 것이라는 응답자는 31.4였고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선택한 응답자는 13%였다. 특히 응답자의 66.1%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을 가장 큰 부담이라고 답했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14.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런 우려들을 바탕으로 경영진의 69.2%가 올해 경영 환경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거나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경영진의 79.2%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전망치(3.1%)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고 물가상승률이 정부의 발표(2.2%)보다 높은 3% 이상일 것으로 예측한 응답자는 60.1%로 집계됐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경영진들이 인플레이션과 어두운 경기 전망 속에서도 ‘투자형 자산’을 가장 선호한다는 것이다. ‘올해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투자를 확대할 자산’을 묻는 질문에 53.6%가 주식·비상장주식 등의 투자형 자산을 선택했다. 이어 국내외 채권을 늘리겠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19.7%였고 구조화 상품(10.4%), 현금(9%), 금(7.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유망한 주식 투자 지역으로는 미국을 선택한 응답자가 42.6%로 국내 주식(37.9%)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국내 주식이 최선호 자산이었지만 올해에는 미국 주식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베트남에 투자를 하겠다는 경영진은 전체 응답자 중 7.3%였고 중국도 5.1%로 집계됐다.
또한 시장 환경이 지난 한 해만큼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경영진들은 자산 운용 방식에 있어 증권사·자산운용사에서 제공하는 외부위탁운용(OCIO) 서비스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 응답자 중 67.2%는 2년 내 OCIO 서비스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변동성에 대비하고 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니즈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사재훈 삼성증권 채널영업부문장 부사장은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경영진들에게 혜안을 제시할 수 있는 트렌드 제시와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CEO·CFO 포럼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증권 CEO·CFO 포럼은 국내 기업 최고경영진들을 대상으로 국내외 최고의 석학, 노벨상 후보, 글로벌 혁신 기업 경영진, 삼성증권 베스트 애널리스트 등을 통해 각종 트렌드와 경영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강연뿐만 아니라 법률·세무·투자은행(IB) 등 경영진이 필요로 하는 토털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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