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지향해야 할 가치는 ‘지속 가능한 미래’입니다. 삼성전자는 제품 개발부터 유통, 사용, 폐기까지 지속 가능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열린 ‘CES 2022’ 기조연설에서 “다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겠다”며 이같은 비전을 밝혔다. 개막 하루 전 열리는 첫 번째 기조 연설은 ‘CES 2022’가 바라보는 미래 기술의 이정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가장 주목 받는 행사다.
제품 라이프 사이클 전반 친환경 초점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연설에 나선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그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일상을 어떻게 바꿨는지 상세히 알렸다. 그는 먼저 영국의 친환경 인증기관 ‘카본 트러스트’의 인증을 얻은 TV와 스마트폰을 소개했다. 또 ‘탄소 저감 인증’을 받은 메모리 반도체 5종이 각각의 칩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70만톤 가량 줄인 성과도 강조했다. 삼성 ‘QLED’와 ‘갤럭시 버즈2’, ‘패밀리 허브’ 같은 인기 제품들에는 재활용 소재가 사용된다. 한 부회장은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은 올해 전년 대비 30배 이상 많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만들고 2025년까지 모든 모바일 가전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재활용 소재가 사용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전체 TV 박스에 적용되던 재활용 소재는 올해 박스 안 스티로폼과 고정장치 등 부속품에도 일괄 적용된다. 포장 박스를 생활 소품으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에코 패키지’는 TV 뿐만 아니라 청소기, 비스포크 큐커, 공기청정기 등 가전 제품으로 확대된다.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도 친환경에 활용된다. 한 부회장은 ‘스마트싱스 에너지’의 전력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2025년까지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과 스마트폰 충전기의 대기 전력을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배터리 아끼는 솔라셀 리모컨 등 친환경 기술 개방”
지난 해 QLED 제품에 처음 적용했던 친환경 솔라셀 리모컨은 2022년 TV 신제품과 생활가전 제품군까지 사용 범위를 넓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친환경 리모컨을 적용하는 제품 판매량과 사용 기간을 감안할 때 2억개가 넘는 배터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일렬로 나열했을 때 라스베이거스에서 한국까지 늘어놓을 수 있는 정도의 양이다. 올해 선보이는 솔라셀 리모컨은 기존 태양광 충전 뿐 아니라 와이파이 공유기 등의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충전하는 기능을 추가해 불빛이 없는 밤에도 충전된다. 한 부회장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업종을 초월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솔라셀 리모컨 등 친환경 기술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함께 미세 플라스틱 배출 저감을 위한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빈센트 스탠리 파타고니아 철학 담당 임원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삼성전자는 개인화된 경험과 고도화된 연결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줄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도 이날 기조 연설을 통해 소개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20대 직원을 주축으로 구성한 ‘퓨처 제너레이션 랩’ 직원들이 발표를 맡았다. ‘더 프리스타일’은 어떤 공간이든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나만의 스크린’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한 손에 들어오는 미니멀한 디자인에 다양한 공간에서 원하는 각도로 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 스마트 TV와 모니터를 활용해 혁신적인 게이밍 환경을 구성해주는 신규 플랫폼 ‘게이밍 허브’와 게이머들을 위한 최고의 성능을 갖춘 차세대 게임 전용 디스플레이 ‘오디세이 아크’도 새롭게 선보였다. 게이밍 허브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게이밍 시장 소비자들을 위해 하드웨어 개선은 물론 게임 도중 음악 청취, 관련 영상 시청 등 사용성까지 대폭 개선해 사용자가 원하는 게임을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여러 파트너사의 클라우드 게임을 삼성 스마트 TV를 통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오디세이 아크는 기존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폼팩터의 스크린으로 우주선 조종석에 앉아 게임을 하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지난해 선보인 갤럭시 워치4는 구글과 협업한 통합 플랫폼과 ‘원 UI 워치’를 최초로 탑재해 갤럭시 생태계를 강화했다. 특히, ‘삼성 바이오 액티브 센서’를 통해 건강관리 기능을 개선했고 스마트 TV와 연동해 홈트레이닝을 즐길 수 있다.
삼성·GE·엘렉트로룩스 IoT 동맹
고도화된 연결성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도 소개했다. ‘홈허브’는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여러 가전 제품들과 서비스를 활용해 맞춤형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제공한다. ‘스마트싱스 허브’ 소프트웨어는 스마트 TV나 모니터, 패밀리 허브 냉장고 등에 적용돼 별도의 IoT 허브가 없어도 스마트 홈 환경을 만들어준다.
한 부회장은 제너럴일렉트릭(GE)과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아르첼릭, 트레인 등 유명 가전브랜드와 홈연결성연합(HCA)을 발족한다고 밝혔다. 제조사들이 IoT 표준을 정립함으로써 전 세계 소비자들이 다양한 브랜드의 가전을 하나의 홈 IoT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지역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사회공헌프로그램을 소개하며 기조연설을 마무리했다. 그는 “미래를 위한 동행은 꼭 실천해야 한다”며 “다음 세대가 원하는 변화를 이루고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고 혁신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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