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메뉴에서 생딸기라떼는 제외합니다."
인천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메뉴판에서 생딸기라떼를 지웠다. 딸기 1kg 한 상자 가격이 3만 원을 훌쩍 넘기자 당분간 케이크 등 디저트 메뉴에만 딸기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A씨는 "과일 음료가 주력이지만 딸기 값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올라 별 수 없이 메뉴에서 뺐다"고 말했다.
제철을 맞은 딸기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에 이어 호텔들의 딸기 뷔페 시즌이 시작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지난해 이상기후로 수확량이 급감한 탓이다. 설 명절까지 앞두고 있어 당분간 높은 가격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딸기 2kg의 도매가격은 4만 2,000원으로 1년 전 대비 61.2% 증가했다. 평년 대비로도 58.2%나 뛰어올랐다.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소비자 가격도 500g 한 팩 기준으로 1만 원을 훌쩍 넘겼다. 품종별로 1만 3,000원부터 2만 원까지 이른다. 작년만해도 딸기 500g 한 팩의 가격은 8,000~9,000원 수준으로 1만 원을 밑돌았다. 딸기를 주재료로 한 식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코스트코 인기 먹거리인 '딸기 트라이플' 가격은 지난해 1만 3,990원에서 올 시즌 2만 1,990원으로 57%나 증가했다.
이처럼 딸기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지난해 늦장마와 고온현상으로 하우스 딸기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상 기후로 인해 시들음병까지 번지자 모종이 다량 말라죽기도 했다. 여기에 다시 심은 모종도 갑작스러운 한파가 닥치면서 좀 처럼 수확량이 늘지 않고 있다.
딸기 가격의 급등은 설 명절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하순부터 딸기 물량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딸기 공급량 자체가 예년보다 부족하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원구원도 딸기 가격에 대해 설이 지난 다음 달 이후에나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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