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 버금가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 업체로 주목받고 있는 더블유씨피(WCP)가 다음 달 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며 기업공개(IPO)에 돌입한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분야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데다 설비투자에 이어 실적까지 호전되면서 기업가치가 4조 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WCP는 다음 달 중 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거래소 심사 결과가 이르면 오는 4월 확정될 것으로 보여 상반기 내 코스닥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주관사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맡고 있다.
WCP는 2차전지 분리막 제조사로, 특히 독자적인 고분자 필름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분리막은 양극재·음극재·전해액과 함께 배터리의 4대 핵심 소재로 꼽히는데 2차전지 총원가의 15~20%를 차지한다. WCP는 분리막 생산에서 SKIET에 이어 국내 2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삼성SDI가 주요 고객사다.
WCP의 실적도 빠른 성장세를 보여 지난 2020년 매출 1,119억 원, 영업이익 98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및 영업익이 급증하면서 상각 전 영업이익이 8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삼성SDI 등에 납품을 위한 설비 증설에 나선 것도 올해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WCP의 실적은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삼성SDI가 WCP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며 긴밀한 관계를 맺을 만큼 기술력이 뛰어나고 실적 전망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WCP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4조 원을 가볍게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약 7조 5,000억 원의 몸값을 인정받으며 증시에 입성한 배터리 분리막 생산 업계 1위인 SKIET의 기업가치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은 48.1배였는데 이를 고려하면 WCP의 기업가치는 이미 약 4조 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WCP의 상반기 실적 추이에 따라 공모가 대비 주가가 치솟을 경우 시가총액이 상장 후 5조 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기대도 IPO 업계에서 제기된다. 지난해 9월 재무적투자자(FI)인 노앤파트너스가 일부 지분을 다른 투자자들에 매각할 당시 WCP의 기업가치는 2조 1,000억 원가량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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