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연말·연초에는 테크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곤 합니다. 딱 부러지게 이렇다 할 이유는 찾기 힘들지만 해마다 1월 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는 듯합니다. CES에 참가한 기업과 스타트업이 선보인 기술들이 국내 증시에 상장된 테크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한다는 이유에선데요. 테크주들은 최근 한 달 사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로 ‘양적긴축’ 우려가 확산되면서 다소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요. 이번 <코주부 레터>에서는 신기술의 향연인 CES에 참가한 우리 기업, 특히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을 소개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미래 기술 다 모여!" CES가 열렸어요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7일(현지시간) 열린 ‘CES 2022’에는 전세계에서 2,200여 기업이 참가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에 4,500여개 기업이 참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죠. 지난해 말부터 재확산 중인 오미크론 변이 영향도 있고,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사라진 것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하지만 올해 CES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신기술들이 선보였습니다. 팬데믹으로 최근 2년간 새롭게 부상한 메타버스, NFT(대체불가토큰)이 대표적인 예가 될 듯합니다. 이외에도 푸드테크, 모빌리티, 디지털헬스, 우주, 로봇 기술들이 올해 CES를 주름 잡았습니다.
이런 기술의 향연에서 국내 코스닥 상장사들도 당당히 부스를 열고 자신들의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에디터가 CES 참여 기업 명단(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찾는데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을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사들을 뽑아보니 10곳이나 올해 CES에 참여했더라고요. 간단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우리 코스닥 기업 10곳이 참여했어요
우선 한글과컴퓨터. 한컴그룹은 지난 2018년부터 5년 연속 CES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단골손님이에요. 이번엔 메타버스 플랫폼 'XR판도라'를 최초로 공개했다고 하네요. 드론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드론십도 선보였다고.
아이엘사이언스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듯 해요. 이번 CES에서는 인공지능 두피케어 플랫폼을 처음 공개했다고 하네요. 아이티아이즈는 클라우드 통합 플랫폼 솔루션인 '구름위(GURMWI) 플랫폼'을 선보였고요. 아이티아이즈는 디지털플랫폼 전문 기업인데요. 신용평가, 자산운용 같은 금융 솔루션은 물론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등에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미래컴퍼니는 CES 단골이에요. 이번에는 ToF(Time of Flight·비행시간 거리측정) 카메라 센서 ‘큐브아이’를 선보였다고 합니다. 마인즈랩은 신한은행이랑 공동 부스를 차렸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개발한 인공인간과 디지털데스크를 전시했는데요. 인공인간에 마인즈랩의 AI 기반 엔진인 ‘스피치 투 페이스(STF)’가 탑재됐다네요.
나무기술도 CES 2020에 이어 이번에도 참가했네요. 이번에는 통합 디지털 전환 솔루션 ‘Smart DX Solution’을 선보이고 일반 관람객들이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CMP를 체험할 수 있는 Smart DX 부스를 설치했어요.
서울반도체는 자율주행차 솔루션을 선보였는데요. 차량과 사물간 통신을 위한 고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인 ‘와이캅 mc’와 지능형 헤드램프 기술 ‘와이캅 ADB’, 자동차 실내 살균 솔루션인 ‘바이오레즈’를 공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서울바이오시스는 메타버스 핵심 VR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였고요. 이외에 시스템반도체 기업 텔레칩스, 앤디포스도 부스를 열었어요.
참가 기업 주가도 오르고 있어요
이들 기업의 주가는 어떨까요? 참고로 지난 2020년 CES에 참가한 기업들은 연말·연초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해 역시 비슷합니다. 최근 한 달(2021년 12월6일~2022년 1월7일)간 이들 10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1.23% 올랐습니다. 4일까지만 해도 5%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미국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좀 빠지고 있네요. 그래도 코스닥지수 상승률(0.33%)보다는 훨씬 높습니다. 개별 종목들을 보겠습니다. 가장 상승률이 높은 종목은 미래컴퍼니(18.34%)였습니다. 그리고 아이엘사이언스(16.70%), 앤디포스(11.03%), 텔레칩스(7.91%)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반면 한글과컴퓨터(-25.61%), 아이티아이즈(-16.43%), 마인즈랩(-4.31%)은 하락했습니다.
이들 종목의 주가 추이를 보고 있자니 2년 전 CES에 참가한 기업들의 주가는 어떤 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2020년에는 루멘스, 엠씨넥스, 서울반도체, 유니퀘스트, 코맥스, 미래컴퍼니, 동운아나텍, 한글과컴퓨터, 넷마블코웨이(현 코웨이), 수젠텍이 CES에 참가했는데요. 2년이 지난 현재 평균 40.64% 올랐네요. 루멘스(-58.58%)처럼 주가가 반토막이 난 종목도 있지만 한글과컴퓨터(146.73%), 수젠텍(146.36%)처럼 주가가 2배 이상 껑충 뛴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CES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무조건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듯합니다. 하지만 CES 정도 되는 행사에 참가했다는 것은 기업이 자신의 기술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는 표현일 수도 있겠죠. 무조건 참가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보다는 참가한 기업 중에서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보유 기술에 대한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투자 종목을 결정하는 지혜가 필요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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