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저희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40-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충분한 준비가 돼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북미권역본부장인 호세 무뇨스 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CES 2022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리조트월드호텔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5월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약 8조4,000억원(74억달러)을 들여 생산 공장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직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해외투자를 할 때에는 노조와 우선 협의해야한다는 단체협약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무뇨스 사장이 전기차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무뇨스 사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친환경차, 럭셔리라는 세 가지 요소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 아이오닉을 본격 런칭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전기차 판매를 증가시키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현대차도 고객들이 충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충전소를 갖춘 딜러만 아이오닉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 경영에 가장 어려운 요인으로는 ‘공급망 문제’를 꼽았다. 무뇨스 사장은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반도체나 물류 쪽의 문제가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많은 주요 OEM 회사들이 타사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반도체 생산 역량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며 “저희 또한 예외이지 않고 그룹 차원에서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지 생산 부품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는 현대차 산타페, 투싼,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나 기아 쏘울 등 현대차그룹의 모델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이같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약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6% 증가한 148만9,118대를 기록하며 혼다(146만6,630대)를 제쳤다. 미국 시장 진출 35년 만의 쾌거다. 무뇨스 사장은 “우리는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도요타 다음으로 미국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아시안 브랜드로 성장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무뇨스 사장은 “투싼, 싼타크루즈, 아이오닉5, 제네시스 GV70, GV80 등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고 후에 출시할 GV60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경쟁자들이 봤을 때 현대차그룹은 큰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