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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업·자영업 등 전기료 올려...한전 3.4조 더 걷는다

[요금 조정자료 공개]

전력판매 산업·일반용이 77% 차지

도금·주물 등 뿌리산업 타격 우려 불가피

연료값 상승에 4조 이상 적자 예상





한국전력이 대통령 선거 직후 진행하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3조 4,000억 원의 전기 판매 수입을 추가로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이 오는 4월 시작되는 전기요금 인상에 산업용도 포함시킨 만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물 등 뿌리산업 중소기업에 상당한 비용 부담을 주는 것뿐 아니라 일반 요금이 적용되는 소상공인에게도 적잖은 부담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전기요금 인상의 부담을 떠안기지만 신재생에너지의무공급비중(RPS)이 대폭 확대되고 석탄 등 원료비 상승세가 이어지는 만큼 3조 원 넘게 수입이 늘어나도 한전의 대규모 적자는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10일 한전이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기준연료비 조정으로 2조 6,000억 원, 기후환경요금 조정으로 8,000억 원을 추가로 더 걷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앞서 한전은 1분기 전기요금 동결을 발표한 지 불과 일주일 뒤인 지난해 12월 27일 10.6%의 전기요금 인상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인상안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대선 후인 2분기에 ㎾h당 6원 90전, 4분기에 4원 90전 인상된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4인 가구 기준 월평균 1,950원 정도의 전기요금 인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문제는 인상분의 대부분이 산업용과 일반용 전기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기준 한전의 총 전력판매량은 509.2TWh인데 이 중 주택용 판매량은 76.3TWh로 전체 판매량의 15%에 불과하다. 반면 산업용과 일반용 판매량은 각각 278.6TWh, 113.6TWh로 전체 소비량의 77%를 차지한다. 산업용 전기는 제조업에서 사용하고 일반용 전기는 소상공인이 사용한다. 특히 전기요금 인상은 도금·주물 등 뿌리산업 중소기업에 직격탄이다. 뿌리산업의 경우 제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15%에 달한다.

전력 요금 인상에도 한전의 대규모 적자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전은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지난해 영업손실이 4조 3,845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천연가스 가격 폭등세와 석탄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만큼 기존 요금 수준이 이어질 경우 한전의 올해 적자는 6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전기요금 대폭 인상으로 수입을 3조 4,000억 원 더 얻더라도 흑자 전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원료비 증가에 환경 비용이 늘어나며 전기료 인상에도 한전이 올해 4조 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 상승에 전기도매가격(SMP)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SMP는 한국전력공사가 발전 공기업이나 민간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 가격이다. 이달 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평균 SMP는 전월(127원 6전) 대비 12.4% 오른 1㎾h당 142원 81전으로 집계됐다. 2020년 12월 67원 14전보다 112.7% 증가했다. 탄소 중립 비용도 치솟고 있다. RPS가 2020년 7%에서 지난해 9%로 늘며 한전이 지불한 RPS 정산 비용 역시 2조 3,282억 원에서 3조 1,905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RPS는 12.5%다.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2022년까지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결국 거짓임이 들통났다”며 “전기요금 인상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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