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공모로 천문학적 자금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기는 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기관들이 총력전에 나서면서 LG엔솔의 수요예측 규모가 12일 사상 최대치를 가볍게 넘어 1경 원을 돌파했다. LG엔솔이 지난해 8월 코스피 입성 당시 수요예측 사상 최대 주문액(2,585조 원)을 기록했던 카카오뱅크를 제친 데 이어 경쟁률도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최고치(1,883 대 1)를 깰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외 기관들이 세계 1위 전기자동차 배터리 회사인 중국 CATL을 가까운 시일 내에 추월할 수 있다는 권영수 LG엔솔 부회장의 비전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게 됐다. LG엔솔은 국내외 기관 경쟁률을 최종 합산해 14일 공시할 예정인데 일반청약에도 관심이 커져 상장 후 시가총액이 10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제기된다.
LG엔솔 공모주에 대한 기관 수요예측이 12일 끝난 가운데 국내 기관들은 주문 가능 금액을 최대 한도로 신청하며 투자에 적극 나섰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모든 기관들이 사실상 수요예측에 참여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투자 수요가 넘쳤다”며 “지난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힌 SK아이이테크놀로지·카카오뱅크의 경쟁률도 넘어설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외 기관들이 LG엔솔 수요예측에 올인한 데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중국의 CATL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와 230조 원에 이르는 CATL과의 몸값 격차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한몫을 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1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CATL을 겨냥해 “미래를 볼 때 추월할 것”이라며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권 부회장은 “현재 CATL과 LG엔솔 간 시총 차이는 이해되지 않는 수준”이라며 “이후 예측치를 말씀드리지는 못하지만 격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LG엔솔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CATL에 이어 2위지만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테슬라·아우디·현대차·포드·볼보·포르쉐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어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매출이 치우친 CATL에 비해 지속적인 성장성은 단연 높은 상황이다. LG엔솔의 올해 기준 수주 잔액은 260조 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단기적으로도 코스피200 특례 등의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LG엔솔의 주가 상승을 점치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회사 측도 청약 자금을 북미 홀랜드 공장,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스 등의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2024년까지 5조 6,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이 많지 않은 것도 기관들의 투심을 자극했다. 기관 배정 주식 2,337만 5,000주 중 약 45%인 1,060만 주만 의무 보유 확약을 받으면 상장 주식 수 대비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은 10%까지 낮아진다. 사실상 품절주가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상장 이후 LG엔솔의 시가총액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모가 30만 원을 기준으로 하면 시총은 70조 2,000억 원으로 삼성전자(약 471조 원), SK하이닉스(약 93조 원)에 이어 코스피 3위인데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청약에서도 뭉칫돈이 몰리면 상장 이후 시가총액은 단숨에 1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삼성증권이 리포트를 통해 LG엔솔 시총이 최대 122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고 NH투자증권 등 다수 증권사들도 LG엔솔의 몸값을 100조 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사업도 시작해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전기차 배터리에 도입을 검토하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한편 수요예측을 마친 LG엔솔은 오는 18~19일 이틀간 개인투자자의 청약을 받는데 일반 청약은 대표 주관사인 KB증권과 공동 주관사인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 인수단인 미래에셋증권·신영증권·하나금융투자·하이투자증권에서 진행된다. 최소 청약 단위는 10주로 150만 원의 증거금이 필요하며 상장 예정일은 2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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