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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내 증권가 최장수 CEO 반면 비정규직 일자리 1위 메리츠증권

메리츠·하나금투 비정규직 50%가 넘어… 나쁜 일자리 비율 가장 높아

이어 대신(35.2%), 한투(29.7%), NH(26.8%) 순으로 비정규직 많아

삼성·미래에셋 각각 16.1%, 21.2%로 기간제근로자 비율 가장 적어

메리츠증권 여의도 본사 /제공=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은 최희문 부회장이란 국내 증권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가 있다는 자부심이 높다. 하지만 그 이면을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가 가장 많은 증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이 지난해 신고한 고용형태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직원은 1,468명으로 이 가운데 정규직은 546명이다. 나머지 922명은 기간제근로자·단기근로자·소속외 근로자, 즉 비정규직 근로자로 62.8%에 달한다. 메리츠증권 직원 10명 중에 6명이 넘는 근로자를 나쁜 일자리로 채운 것이다.

이어 하나금융투자가 전체 직원 1,887명을 비정규직 965명으로 채워,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이 51.1%로 2위였다. 직원 10명 중에 5명은 기간제근로자·단기근로자·소속외 근로자에 해당한다. 하나금투는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로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비정규직 비율이 6.1% 것과 비교해도 9배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보유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국내 10대 증권사 고용형태를 살펴보면 메리츠증권이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이 눈에 뛸 만큼 매우 높고 하나금투 역시 직원 절반이 넘는 비정규직 비율을 보였다”며 “이는 국제노동기구(ILO) 조사에 나타난 한국의 비정규 근로자 비율 31%보다 월등히 높아 두 회사는 고용형태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대신증권(35.2%), 한국투자증권(29.7%), NH투자증권(26.8%), 키움증권(26.4%), KB증권(25.4%) 순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높았다. 이들도 직원 4명 중 1명 꼴로 비정규직 근로자로 채운 셈이다.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이 유일하게 비정규직 비율이 20%가 넘지 않았다.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증권은 비정규직 비율이 각각 22.0%, 미래에셋증권 21.2%였다.

증권 유관기관은 증권사들과 달리 비정규직 비율이 높지 않았다. 한국증권금융이 4.9%로 가장 낮았다. 이어 코스콤(6.7%), 한국거래소(6.8%) 순으로 높았다. 노동부에 고용형태를 신고하지 않은 한국예탁결제원은 경영공시를 참고하면 비정규직 비율은 3.7%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관기관은 정부방침을 절대적으로 준수할 수 밖에 없는 여건으로 정규직 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반면 증권업계는 성과에 따른 계약직군이 많다는 특성이 있지만, 메리츠나 하나금투는 진정한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을 목표로 한다면 회사 차원에서 고용형태 대수술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매년 직원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고, 직원들의 평균 보수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나쁜 일자리라는 해석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무기계약직 형태의 일자리 비율이 높지만 직원들의 동의하에 이뤄지는 고용계약으로 선호도가 높고 더 많은 금전적 이익을 주기 때문에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시선으로 일방적인 오해를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3분기 기준, 10대 증권사 가운데 직원이 가장 많은 늘어난 곳은 KB증권으로 156명이다. 뒤이어 키움증권(75명), 한국투자증권(74명), 삼성증권(45명), 메리츠증권(44명), 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38명), NH투자증권(36명), 하나금융투자(12명) 순이었다. 유일하게 미래에셋증권만 112명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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