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국내 환자들에게 투여가 시작된 가운데 후발 개발사들은 차별화 확보에 나섰다. 선점 경쟁이 마무리되면서 일부 국내 개발사들은 동력이 약해지기도 했지만, 개발을 이어가는 기업들은 오미크론 대응력과 가격경쟁력에 사활을 걸고 있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17개 후보물질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 승인을 받아 개발 중이다. 하지만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도입되면서 시장 선점 효과는 사라졌다. 대신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 복용 편의성, 가격, 신규 시장 진출 등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현재 국내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임상 2·3상을 진행 중인 일동제약(249420)의 'S-217622'는 복용 편의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팍스로비드와 유사한 기전이면서도 하루 한 번만 복용하면 된다.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글로벌 임상으로 개발 속도를 높여 올해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제넨셀은 담팔수 유래 신소재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 'ES16001'을 통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3상을 승인받았다. 오미크론과 같은 변이 대응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기존 치료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도를 포함한 다국가 임상을 통한 신규 시장 개척도 노린다. 진원생명과학(011000) 또한 2상 단계에서 미국은 물론 북마케도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 글로벌 임상을 계획해 향후 판매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치료제가 항바이러스제가 아닌 면역조절제인 것도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068270)은 폐에 직접 작용할 수 있는 흡입형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렉키로나와 후보물질 ‘CT-P63’와의 칵테일 기법으로 개발해 올해 2분기 글로벌 임상에 나설 계획이다. 투약 방식이 달라 환자 대상에도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기술적 문제와 별도로 국내 개발사는 코로나19 치료제와 같은 신약을 해외 시장에 론칭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개발 의지가 있다면 국내에서 혼자 하는 것보다 글로벌 파트너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것도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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