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 12월 소비자물가 지수가 40여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커진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공격적 통화정책 예고에 불안정한 장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역대 최대 기업공개(IPO) 최대 규모인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주 청약이 예정됨에 따라 수급 현황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다만 반도체 업황 및 수급 개선 등의 긍정적인 요인 혼재로 전문가들은 이번주 코스피 주간 예상밴드를 2,900~3,050포인트로 제시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10일~14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12% 하락한 2,921.92에 거래를 끝냈다.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2.39% 하락한 971.39에 장을 마쳤다. 주 초반 상승하던 코스피는 12일 2,970선을 넘어서며 3,0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미 연준에서 연이어 매파적 발언이 나오면서 끝에 힘을 잃었다.
지난 주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40여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탓에 발목을 잡혔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5.5% 상승하며 30여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상품가격은 상승하고 서비스 가격은 억제되고 있는 터라 코로나19가 계속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울러 최근 공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 의사록에서 대부분의 연준위원들이 ‘강경함’을 보인 데다가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13일(현지시간)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고 언급한 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여러 번의 금리인상을 예정하고 있다”며 “자산매입축소가 끝나는 대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변동성은 더욱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 증시는 코로나19 종식이 지연됨에 따라 주요국의 통화 및 재정여력이 약화됐고, 2분기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는 만큼 유동성 감소가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기준금리가 22개월만에 코로나19 직전 수준(1.25%)에 이른 것도 투심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추정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의 금리인상 발표는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사가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또한 전일 연준위원 대부분이 매파적인 기조로 전환하면서 미국 증시의 약세를 주도했던 점 또한 아시아 시장 전반 하락에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주 최대 이슈는 18일부터 양일간 역대급 기업공개(IPO) 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 일반투자자 청약이다. 앞서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은 2,023대 1로 유가증권시장 IPO 수요예측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전체 주문 규모는 1경5,203조원으로 역대 최대 금액이 모였다. 오는 27일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70조2,000억원 수준. 유통가능 주식 물량이 10% 이하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상장 후 시총은 100조원을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총으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코스피 2∼3위 규모 초대형주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직후 코스피200 지수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조기 편입도 유력한 상황이다. 지수에 편입된다면 이미 편입돼 있던 상위 대형주는 지수 내 비중만큼 매도돼 결국 대규모의 자금이 빠져 나가 수급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이번 주 코스피 밴드로 2,900~3,050선을 제시했다. 또한 긴축 우려와 같은 불확실성과 전망이 혼재된 상황을 고려할 때 반도체, 자동차 등 경기 민감주를 분할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은행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특히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외국계 자금의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