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들어 20일까지 수출 금액이 1년 전보다 20% 넘게 늘었다.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수입액은 40% 가까이 증가해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했다.
관세청은 지난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이 34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0%(62억 2,000만 달러)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조업 일수는 15일로 지난해보다 0.5일 많았으며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8.0% 늘었다. 월간 수출액은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업 일수를 고려하지 않은 기준으로 주요 품목의 수출액을 보면 반도체(29.5%), 승용차(22.8%), 석유제품(84.0%), 가전제품(105.4%) 등의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반면 무선통신기기(-40.4%) 등의 수출은 줄었다. 상대국별로는 중국(18.8%), 미국(28.0%), 유럽연합(15.8%), 베트남(9.6%), 일본(18.3%), 대만(16.2%) 등 주요 국가로 수출이 골고루 늘었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입액은 401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4%(111억 1,000만 달러) 증가한 수치다. 수입 품목별로 보면 에너지 관련 품목의 수입액이 크게 늘었다. 가스 수입은 전년 대비 228.7% 늘었으며 원유와 석유제품은 각 96%, 85.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무역수지는 56억 3,1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5억 8,600만 달러)에 이어 두달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커졌다.
에너지 관련 품목의 수입액이 급증한 것은 지난 1년 사이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1톤당 액화천연가스(LNG) 현물수입가격은 892달러로 1년 전 가격인 358.4달러 대비 149% 올랐다. 1년 전 배럴당 50달러대 수준을 기록하던 두바이유 가격은 현재 80달러를 웃돌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라 물품을 비싸게 팔 수 있게 돼 수출액은 늘었지만 원유·가스 등의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보다 가팔라 마진이 줄어드는 구조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주춤하던 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데다 LNG 가격 인상을 부추긴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갈등도 여전해 원자재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달 초 1,150원을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90원대까지 올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을 예고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우리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수입 가격 상승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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